1. 부모님께 내 딸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었다. 마침 아기가 놀이공원을 좋아하는데 에버랜드에 가면 좋을 것 같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을 잡았다.
2. 친정엄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 수박 커피 자두 김밥 빵 곶감
음식을 가득 손에 든 엄마의 마음도 설레보였다.
3. 아기는 놀이공원 체질이었다. 아직 어려서 탈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비행기나 제트기 같은 것을 나와 같이 타봤다. 중간에 내려달라고 울까 봐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탈 때도 신나 보이고 다 타서는 또 타겠다고 한다.
4. 친정아빠는 처음에는 손녀딸과 함께 해 기뻐 보였지만 갈수록 힘들어하시는 게 눈에 보였다. 걷느라 힘들텐데 넓디넓은 에버랜드를 선택하다니 실수였다. 아니면 리프트라도 탔어야 하는데 그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어 죄송했다.
5. 남편은 역시 오늘도 힘들어 보인다. 장거리운전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습하고 비 오는 날씨가 문제다. 남편은 습도에 매우 약하다. 그래도 오늘도 자식 때문에 힘내는 남편. 장하다.
6. 나는 철이 덜 든 엄마다. 친정엄마가 마침 아기가 낮잠 자니 남편과 놀이기구를 타라고 한다. 나는 신이 나서 남편과 타고 싶었던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타러 간다.
하지만 대기시간 60분.
철이 덜 들긴 했지만 체력은 더더욱 없다. 저 대기시간을 버틸 자신이 없고 아기가 한 시간 이상은 안 잘 것 같아 다음을 기약한다.
7. 아무튼 삼대 에버랜드 여행은 고생이었지만 재미있었다. 그래도 다음에는 좀 더 부모님을 고려한 장소를 골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