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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못 하는 아기가 퍼즐을 맞춘다

by 솔아Sora

18개월 이후 아기의 발달은 개인차가 커진다.

이 간단한 문장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부모의 개인차 역시 커진다.


우리 아기는 아직 엄마 아빠밖에 못하는데

아기의 주변 또래를 보면 벌써부터 종알종알 말을 한다.

단어를 말하는 아이도 있고 문장을 말하는 아이도 있어서 속으로 놀란 적이 있다.


나는 말이 늦었다고 한다. 남편도 말이 늦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아무래도 말이 늦을 것 같다.

말은 아직 못 해도 수용성 언어-남이 하는 말은 잘 알아듣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아아'로 다 통일되어 표현하니까 크게 걱정은 없다.


조바심은 이제 더 이상 안 나는데 단지 말을 빨리 한 아가들의 부모님이 조금 부럽다.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뚜렷하니 육아 난이도가 조금이라도 내려갔을 것 같아서 부럽다.


아무튼 아인슈타인이 말이 늦었다고 하니 나도 걱정하지 말아야겠다(?)는 이상한 논리로 나를 합리화시킨다.


그런데 말도 못 하는 우리 아기는 벌써 퍼즐을 맞춘다.

18개월인가 19개월부터 아기는 두 조각 퍼즐을 너무 쉽게 맞췄다.

그래서 조금 더 어려운 퍼즐을 사주고, 설마 하며 더 어려운 퍼즐을 사주었더니


지금은 20개월 아기가 12조각 이상의 퍼즐을 맞춘다.

그림을 보고 맞추는 건지 모양을 보고 맞추는 건지 모르겠지만 혼자서 퍼즐을 전부 맞춘다.


나도 사실 신기한데 주변 사람들은 더욱 신기한지 양가 부모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여기에 귀여움이 더해지는 것은 퍼즐을 맞춘 뒤 아기의 행동이다.

아기는 퍼즐을 다 맞춘 뒤 박수를 친다. 그리고 주변사람에게도 박수를 치라고 강요한다.

양가부모님도, 친척도, 우리 집에 잠깐 방문한 아주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박수를 안 치면 칠 때까지 쳐다본다.



문득 귀여운 시절이 이렇게 지나가고

벌써부터 천재아이 뒷바라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온갖 장난감을 어질러놓고 물장난을 하고 있는 딸을 보며 역시 기우였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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