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을까

한의학과 고혈압

by 솔아Sora

우리나라 60세 이상 인구의 절반은 고혈압 환자라고 한다.


고혈압의 첫 번째 증상은 무증상이다. 보통은 증상이 없는 편인데,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 등 순환기에 미치는 부작용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혈압약 복용을 통해 뇌졸중은 40%, 심근경색은 25%, 심부전은 50% 이상의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혈압이 증상으로 나타날 경우 두통, 어지럼증, 뒷목이 뻣뻣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 고혈압이라는 용어는 없지만 두통, 현훈, 항강, 간양상항 등의 범주에 해당하는 증후가 중풍의 원인 혹은 중풍 전조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침을 맞으면 혈압이 떨어지는지 관찰한 연구가 있는데, 뇌졸중 환자이면서 혈압이 160/90mmHg 이상이면서 혈압약을 먹지 않은 30명을 대상으로 견정, 곡지, 족삼리 혈에 침을 놓았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181.33에서 155.33으로, 103.33에서 87.66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출처 The Effect of Pressing at Kyeun-Jung, Gok-Ji and Zok-Sam-Li with Si-Acupuncture on the Decreasing of Blood Pressure and Headache for the Patients with Stroke.
Youn, Hyoun-Min 외, Korean Journal of Acupuncture, 2005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들에 따르면, 침 치료가 혈압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뇌간에서 내인성 진통물질을 분비하여 혈압을 낮춘다는 것이다.


출처 Repetitive Electroacupuncture Attenuates Cold-Induced Hypertension through Enkephalin in the Rostral Ventral Lateral Medulla, Min Li 외, Scientific Reports volume 6, 35791 (2016)




침 외에도 한약으로 고혈압을 치료해보려는 시도들도 있다.


특히 천마구등음은 활성산소 활성 억제, ACE 활성 저해, cytokine 분비 억제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고혈압제와 같이 복용을 해도 되는데, 이렇게 같이 복용할 경우 혈압약만 먹는 것에 비해 한약과 같이 먹으면 1.17배 더 유의한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혈압약은 정확한 명칭이 아니고 항고혈압제가 더 적절하지만 편의상 혈압약으로 씀)


출처 The Effect of Cheonmagudeung-eum for Hypertens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강기완 외, J Int Korean Med. 2018;39(1):22-43



사실 이러한 한약들은 대부분 물 형태로 복용해야 해서 환자 입장에서는 복용의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아예 캡슐로 만들기도 하는데, 이렇게 만들면 복용하기 간편할 것 같다.


이와 관련된 중국 연구에 따르면,

628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314명은 한약 캡슐(갈근, 진주분, 송엽으로 구성)을 복용하고, 314명은 로잘탄(ARB 계열 혈압약)을 복용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한약의 혈압 강하 효과는 로잘탄과 비슷하였고,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도 있었다.



출처 https://doi.org/10.1161/CIRCOUTCOMES.121.007923
Efficacy and Safety of Chinese Herbal Medicine Compared With Losartan for Mild Essential Hypertension: A Randomized, Multicenter, Double-Blind, Noninferiority Trial
Xinxing Lai 외, Cardiovascular Quality and Outcomes. 2022;15:e007923


병원에서 일할 때, 가끔 환자가 혈압약(항고혈압제)을 먹었는데도 혈압이 높다고 연락이 온다.

이럴 때, 팔과 다리에 침 치료를 해주거나 목 뒤(대추혈)에 부항을 해서 피를 빼기만 해도 혈압이 10~20, 많을 땐 30 정도 쑥쑥 내려가서 스스로도 신기해하고는 했다.

(물론 혈압약을 집에 놓고 온 경우에는 양방 원장님한테 협진 의뢰를 넣어서 혈압강하제 처방을 받는 것이 더 빠를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미 고혈압약을 처방받아서 드시는 환자분들은 계속 드시는 것이 낫고, 혹시 그래도 조절이 안되면 여러 증상들을 살펴서 한약을 같이 먹거나 침 치료를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한약은 이미 복용하고 있는 항고혈압제를 대체하기보다는 경계성 고혈압 환자나, 나이가 들면서 혹은 날이 추워지면서 혈압이 좀 오른 것 같다는 환자분들에게 식사/운동/생활습관 티칭과 함께 한약 및 침 치료로 도전해볼 만한 것 같다. 혈압약을 먹으면 평생 먹는 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혈압약을 시작하기 전에 한의약적 치료로 (물론 생활습관도 같이 교정해가면서) 시도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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