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485. 강한 성격의 - 언제나 자신의 원칙보다는 자신의 기질을 따르기 때문에 어떤 인간은 종종 강한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인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391)
'강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좀처럼 타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런 이들을 보며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때로는 '고집이 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하는 사람을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니체는 때로는 그 강함이 확고한 원칙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기질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성향이나 특성이다. 어떤 사람은 타고나기를 낙천적이고 활발하며, 어떤 사람은 비판적이고 내성적이다. 이러한 기질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선택을 이끌어간다.
나는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여러 번 목격했다. 예를 들어, 어떤 친구는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자신의 감정이나 순간적인 욕구에 따라 행동했고, 계획을 세우거나 결과를 예측하기보다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경향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망설임 없이 행동하는 강단 있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확고한 원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한 기질을 따르는 것이었다. 그의 행동은 예측 불가능했지만, 그 예측 불가능함 자체가 겉으로는 '강함'으로 비칠 때가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타고나기를 매우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모든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만족하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자신의 기질에 따라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의 비판은 때로는 날카로웠지만, 그것이 일관된 원칙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타고난 기질의 발현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니체의 아포리즘은 우리에게 '강한 성격'을 판단할 때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뿐만 아니라, 그 행동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확고한 원칙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타고난 기질의 발현인지 말이다. 원칙은 이성적인 판단과 오랜 성찰을 통해 형성되는 반면, 기질은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경향이 강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둘 다 일관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그 내면의 깊이와 의미는 전혀 다르다.
진정한 강함은 타고난 기질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기질을 이해하고, 때로는 그것을 조절하며, 이성적인 판단과 깊은 성찰을 통해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하는 데서 비롯된다. 자신의 감정이나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강한 성격'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