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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Sep 03. 2024

퇴화를 통해 고상해짐

224. 퇴화를 통해 고상해짐-새로운 그 무엇은 바로 이 상처로 인해 약화된 자리에서부터 전체로 접종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전체적인 힘은 이 새로운 것을 그의 피 속으로 받아들여 동화시킬 수 있을 만큼 강해야 한다. 퇴화해 가는 본성들은 진보가 이루어지는 모든 곳에서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개 모든 진보에는 어떤 부분적 약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가장 강한 본성들은 유형을 계속 지켜나가고 좀 더 약한 본성은 유형을 계속 형성해 나가는 것을 돕는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 책세상, 2019. p.225)     


변화는 기존의 것이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체계가 충분히 견고해야 한다. 낡은 것을 버려야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는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이 공존한다. 강한 부분은 전통이나 안정을 추구하는 반면, 약한 부분은 변화와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건강한 발전이 가능하다.  


"퇴화"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우리는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하지만 니체는 여기서 우리의 생각을 멈추게 한다.

그는 퇴화라는 과정이 오히려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함은 나약함을 전제로 하고, 건강은 질병을 전제로 하듯이,

변화 속에서 성장하는 것은 곧 자신 안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강해지는 과정이다.

건강한 사람이란 질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질병을 이겨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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