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퇴화를 통해 고상해짐-새로운 그 무엇은 바로 이 상처로 인해 약화된 자리에서부터 전체로 접종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전체적인 힘은 이 새로운 것을 그의 피 속으로 받아들여 동화시킬 수 있을 만큼 강해야 한다. 퇴화해 가는 본성들은 진보가 이루어지는 모든 곳에서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개 모든 진보에는 어떤 부분적 약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가장 강한 본성들은 유형을 계속 지켜나가고 좀 더 약한 본성은 유형을 계속 형성해 나가는 것을 돕는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 책세상, 2019. p.225)
변화는 기존의 것이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체계가 충분히 견고해야 한다. 낡은 것을 버려야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는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이 공존한다. 강한 부분은 전통이나 안정을 추구하는 반면, 약한 부분은 변화와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건강한 발전이 가능하다.
"퇴화"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우리는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