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550. 감사의 끈-노예 같은 영혼들이 있는데, 그들은 감사의 끈으로 스스로 목을 매어 죽기까지 할 정도로, 베풀어진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아주 지나치게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407)
니체는 감사가 지나칠 경우 오히려 자신을 옭아매는 '노예 같은 영혼'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은혜에 대한 과도한 감사와 보답은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동료직원이 상사의 도움을 받은 후, 지나칠 정도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상사에게 수시로 작은 선물을 사다 바치고, 주말에도 상사의 사적인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상사에게 베풀어진 은혜를 갚기 위해, 그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심지어 자존심까지도 희생했다. 그는 스스로 "상사에게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의 모습에서 '감사'라는 이름의 족쇄에 묶인 듯한 안쓰러움을 느꼈다.
진정한 감사는 상대방의 은혜를 존중하고, 그에 보답하는 것을 기뻐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노예 같은 영혼'에게 감사는 '갚아야 할 빚'이 된다. 그들은 은혜의 크기보다 더 큰 보답을 하려 애쓰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린다.
이러한 과도한 감사는 자존감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니체는 감사의 끈에 스스로를 묶는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을 수 있다고 암시한다. 그들은 은혜를 받는 순간, 스스로가 상대방보다 열등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과도한 감사와 보답을 하게 된다. 이는 마치 '나는 당신에게 빚을 졌으니, 당신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과 같다.
감사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가치를 인정하는 아름다운 행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