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558. 상황들의 결여-많은 사람들은 평생 동안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훌륭해질 기회를 기다린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409)
나는 오랫동안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꿈은 내 마음 한구석에서 빛바랜 채, '언젠가'라는 서랍 안에 잠들어 있었다. 나는 늘 '시간이 나면', '글쓰기 좋은 환경이 갖춰지면' 시작하겠다고 다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사실은 서툰 첫 문장을 시작할 용기가 없어서, 완벽한 '상황'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펜을 들 용기 대신, 완벽한 상황을 기다리는 게으름을 선택했다.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바랐지만, 그 기다림은 결국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꿈을 향한 열정마저 식게 만들었다.
하지만 니체는 이 '상황들의 결여'가 우리의 잠재력을 깨우는 출발선이라고 말한다. 그는 "훌륭해질 기회"는 "상황들의 결여"라는 거친 땅 위에, 오늘의 작은 시도와 서툰 실행이라는 씨앗을 뿌릴 때 비로소 싹을 틔운다고 말한다. 기다림을 멈추고 지금,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 않아도 괜찮다. 그 결핍과 불완전함이 오히려 우리를 창조적인 존재로 만들고, 우리만의 고유한 빛깔을 찾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나는 이 지점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나의 꿈을 다시금 바라본다. 이제는 완벽한 상황을 기다리기보다,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려는 작은 실행을 시작하려 한다. 서툰 글이라도 괜찮고,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다. 그 서툰 실행이 결국 나만의 길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결국, 니체의 아포리즘은 우리에게 '기다림'이라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실행'이라는 용기를 가지라고 촉구한다. 우리는 평생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훌륭해질 기회'를 기다리지만, 그 기회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황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