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577. 후계자를 승인하는 것 - 사심 없이 위대한 그 무엇을 구축한 사람은 후제자를 양성하는 데 배려를 한다. 자신의 일의 가능한 모든 후계자들을 적대자로 간주하고 그들에 대한 비상방어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은 폭군적이고 고상하지 못한 본성의 표시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414)
자신의 왕국을 지키는 데 급급한 ‘폭군’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지 모르는 모든 가능성을 경계한다. 유능한 후배가 나타나면 칭찬하기보다 견제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보다 비밀에 부친다. 그들은 자신의 업적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믿기 때문에, 누군가 그것을 이어받거나 뛰어넘는 것을 자신의 죽음처럼 여긴다. 그들의 왕국은 그들이 사라지는 순간 함께 무너져 내린다.
반면, 진정으로 위대한 창조자는 자신의 업적을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이룬 것이 더 넓은 세상 속에서 계속 살아 숨 쉬고 발전하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그들은 기꺼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후배들이 자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경지를 열기를 진심으로 독려한다. 그들은 폭군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밭을 가는 농부와 같다.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과 문화, 정신이 지속되는 것에서 더 큰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결국 한 사람이 남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은 자신이 만든 결과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물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것이다. 자신의 업적을 개인적인 소유물로 여기는 사람은 결국 고립된 폭군이 되지만, 그것을 모두의 것으로 여기고 기꺼이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는 사람은 진정한 창조자가 된다. 위대함은 자신의 성을 높이 쌓는 것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딛고 올라설 수 있도록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너그러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