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과 울림의 차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by 이시영

613. 나이에 따른 목소리의 색깔 - 젊은 사람들이 말하고 칭찬하고 비방하며 시를 짓는 어조는 더 나이든 사람들을 불쾌하게 한다. 왜냐하면 그 어조는 너무 시끄럽고, 게다가 텅 비어 있어 반향력을 가진 둥근 천장의 공간 속에 울리는 소리처럼 둔탁하고 명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젊은 사람이 생각하는 대부분의 것은 그들 자신의 본성의 충만함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변에서 생각하고 말하며 칭찬하고 비방한 것의 공명이고 여운이기 때문이다. 애착과 혐오의 감정들은 그 감정의 근거보다도 휠씬 강하게 그들 속에 여운을 남기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다시 널리 드러내게 될 경우에는 근거의 부재 또는 결핍의 표시인 그 둔탁하고 메아리치는 듯한 소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더 성숙한 나이의 사람들의 어조는 엄격하고 짧게 끊어져 중간 정도의 소리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분명히 발음된 것이므로 아주 멀리까지 올려 나간다. 끝으로 노년은 흔히 특정한 부드러움과 관대함을 소리에 부여하여, 거기에 설탕을 넣은 것과 같다 : 이것은 물론 많은 경우에 그 소리를 시큼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428)


나이가 다를 때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이나 태도는 서로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칭찬하거나 비난할 때의 어조는 왠지 모르게 시끄럽고 텅 빈 느낌을 주어, 듣는 이에게는 명확하지 않고 울림만 있는 소리로 들리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말의 내용 자체가 아닌, 말하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가벼움 때문에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기본적인 이유는 생각의 뿌리가 스스로의 확신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유행을 따라 하는 데서 오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가 표현하는 대부분의 생각은 내면의 깊은 가치관에서 나온다기보다는, 주변에서 듣고 보고 배운 의견을 그대로 되받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목소리는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동이 아니라, 외부 소리의 단순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것이다.

특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은 그 감정의 확실한 이유보다 훨씬 강하게 남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감정적인 반응이 깊은 생각보다 먼저 튀어나올 때, 이는 주장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표시처럼 느껴져 듣는 이에게 공허하고 둔탁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즉, 감정이 이성보다 앞설 때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나이가 들고 성숙한 사람들의 말은 좀 더 간결하고 절제되어 있으며, 목소리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달력이 매우 높다. 이들의 화법은 오랜 시간 경험과 생각을 통해 정제되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말이 적고 핵심이 명확하다. 그들의 말은 소리가 크지 않아도 내용의 깊이 덕분에 듣는 사람의 마음에 명확하게 전달되며 강력한 울림을 형성한다.

아주 나이 든 노년의 목소리에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너그러움이 담겨 있는데, 이는 때로 '설탕을 넣은 듯' 달콤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부드러움은 삶의 기쁨과 슬픔, 모든 고통을 겪은 후 얻게 되는 깊은 이해와 포용력에서 비롯된다. 이 부드러움 속에는 세상의 덧없음이나 불합리함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섞여 있어, 때로는 그 달콤함이 '시큼하게' 느껴지는 역설적인 지점이 있다. 이는 노년의 목소리가 단순한 친절을 넘어선 복합적인 삶의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에 따른 목소리의 차이는 단순한 말솜씨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이 얼마나 성숙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외부 의견을 따라 하는 공명이라면, 성숙한 세대의 목소리는 내면의 지혜가 잘 정제된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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