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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Dec 27. 2022

ST#100 해우

포항행

첫 직장을 떠난지도 10년이 넘었다.


12월 초입에 전 직장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에 한국에 잠시 들어오는데 애들 선물

사가려 한다면서 아이들 신 사이즈를 묻는다.

그 마음이 고맙다 하며, 조심히 들어오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하여, 현재도 모임을 하는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송도에서 교육을 받고, 포항에 올지 안 올진 모르겠다는 말에 다른 후배가 말을

거든다.

내려와. 얼굴 보게, 아참 형도 와요.

그렇게 모임은 시작되었다.

와이프에게 후배가 브라질에서 온다는데 가도 되냐 물었더니 흔쾌히 가라 한다.

그날부터 모임 날짜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모이기로 한 날은 12월 23일, 날은 점점 다가오는데 영광 날씨가 심상치 않다.


폭설과 동시에 블리자드이다. 과연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나날들이 지나고 그날이 왔다.

아침에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포항으로 갈 준비를 하는데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차가 빙판에 미끄러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한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 와이프에게 갔다.

눈보라가 휘모라 치는데 와이프 얼굴이 반쯤

사색이 되어 있었다.


차를 간신히 빼내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다시 출발을 했다. 고창을 지나 가는데 길이 아직도 제설이 덜 되어 있어 위험천만하다.


그 폭설을 뚫고 나와 경상도를 향하는데 그곳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둥 맑은 날씨가 나를 반겼다.

4시간이 넘는 운전 끝에 포항에 들어섰다.

모임시간은 7시라 그전에 전 회사 본사에 들려

선배를 만났다. 선배랑 사는 이야기, 아이들 크는 이야기를 하다.

구룡포에 들려 대게를 사고 모임 장소에 갔다.


3년 만에 만남이다. 어제 만난 듯 한 느낌으로

서로를 맞이한다. 그렇게 동기형 집에서 12시가

넘어가도록 이야기를 했다. 그사이 아이들이 칭얼대기 시작한다.

시간이 너무 늦어지기 전에 마무리를 하고,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회사를 떠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그 사람들의 온기나 표정은 변함이 없다.

시간이 흘러 서로에 대한 이해도 변함없이 흐르고 있었다.

참으로 고맙다. 변치 않음에 감사하고,

서로의 자리에 잘 지내주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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