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개구리 공돌이 Apr 12. 2023

ST#116 점

사주풀이

작년 겨울쯤이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몰라도 친구의 추천으로

용하다는 점집에 간 적이 있다.

사실 그런 곳을 가본 적은 한번 있었다.


친구 불러준 주소로 가보니 아파트가 나왔다.

가정집에서 신당을 차리고 있는 집인데

들어가서  앉으니 생년월일이랑 이름을 말해보라

한 후 첫마디가 그랬다.

사주는 안 좋은데 잘 풀고
여기까지 왔네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다.

그 후로 이야기를 하는데

결론은 이렇게 살 사주가 아닌데 슬기롭게 살아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사실 삶을 돌이켜 보면 그랬다.

고비라 할 때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든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싸움만 하던 아이이게

출석부를 매일 가져다 놓으라 하시며,

면담해 준 선생님


중학교 때 성적에 모든 것을 걸어 인간관계가

무너질 때  아이들에게 롤링페이퍼를

돌려 나를 잡아준 선생님


고등학교 때 학원비가 없어, 공부를 하기 힘들 때

학원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던 원장선생님


그런 인연들이 하나둘씩 모여 지금에

나를 만든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면, 삶은 작은 인연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모든 인연들 사이에  공통적인 한 가지는 이렇다.


내가 너에게 준 것을
 나에게 갚으려 하지 말아라.
그저 잘 성장해서 너도 베풀고 살아라.
그거면 된다.


오늘도 되네인다.

그 호의들이 모여 지금에 나를 만들었고,

나는 그들의 바람대로 잘 살고 있는가 하며......


작가의 이전글 ST#115 안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