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개구리 공돌이 May 09. 2023

ST#120 카스테라

추억

어릴 적 살던 동네는 이렇다 할 간식거리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손재주가 많으시던 어머니는

아이들 간식을 손수 만들어 주시곤 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이면, 3남매가 옹기종기 모여

카스테라를 만들어 먹곤 했다.


오늘 문득 그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큰 프라이팬 같은 사각팬이

주방 한편에 놓여 있었다.

비가 오는 날 집에서 내가 뒹글 리다.

팬을 만지작하면

어머니가 웃으시며 주방을 향하신다.


계란 한 판을 가져와 큰 양푼에 넣고

휘적휘적하기 시작한다.

30여분 남짓 휘적거리다 보면 제법 거품이 나기

시작한다. 거기에 밀가루를 넣고, 소금, 설탕을

넣고 난 후 가열된 프라이팬에 넣어 주면 어느새

도톰하게 올라온 카스테라가 만들어져 있었다.

3남매가 옹기종기 모여 그걸 먹는다.

그 모습을 어머니는 물끄러미 바라보시곤 했다.


그 추억이 아련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아이는 자라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잊어버린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 오를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날 중에 하나인 듯하다.

그 어릴 적 먹었던 카스테라의 맛은 기억 저편에서

가물거리지만, 형, 누나와 휘적하던 즐거운 기억은 머릿속 한편에 고이 모여 있다.

작가의 이전글 ST#119 야구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