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하루

24시간 = 1440분과 86400초

by 이영한

하루 24시간 중에 취침 8시간을 제외하면 총 16시간.

그 16시간 동안 사람들은 전부 다 다르게 하루를 보낸다.


기상시간부터 식사시간, 출근시간이 같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초단위로 생각하면 또 다르다고는 할 수 있다.


6시에서 7시 기상

8시에서 10시 출근

12시에서 1시 점심시간

5시에서 7시간 퇴근


직장인 기준으로는 평균적으로 이렇다고 생각한다.

이 시간대에 포함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연한 것이다.


누군가는 거쳐가고 있는 시간들이고

누군가는 거쳐가고 싶은 시간들이며

누군가는 이미 거쳐갔던 시간들이다.


나에게는 거쳐갔던 시간들이고

이제는 거쳐가지 않았으면 싶은 시간들이다.


회사가 가까웠던지라

7시에 기상해서 8시 반까지 출근

12시 반부터 2시까지 로테이션으로 점심식사

6시 퇴근을 하면 하루가 끝났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직 충분히 시간은 남아있는데 그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 것만 같았다.


퇴근 후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 저녁식사를 끝마치면 벌써 잘 시간이다.

꼭 내 시간들이 사라진 게 아니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 이유 때문인지 다시는 거쳐가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들이다.


거쳐가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들이지 어차피 결국은 거쳐가야 할 시간들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일까

내 시간들을 도로 찾아온 것일까


일을 그만두게 되니 내 시간들이 어마 무시하게 많아졌다.

물론 그 시간만큼 게을러진 것도 확실하고

생활패턴도 매일 다르게 흘러가는 것도 확실해졌다.


시간들이 많아지니까 재미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일할 때는 퇴근 생각만 하느라 생각도 못해본 것들이

지금은 보이기 시작했다.


일할 때는

내가 글을 쓸 줄 누가 알았을까

돈은 벌고 사고 싶은 것만 살 줄 만 알았지 주식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림이라고는 어려서만 그렸지 라인드로잉으로 그림을 그려서 잘 그린다라는 말을 들을지 누가 알았을까

친구들이 뭐하고 사는지 SNS로만 확인하는 바람에 다 행복하게 사는 줄만 알았지 만나서 얘기해보니 그런 아픔을 갖고 있었는지 몰랐다.


그렇다고 거쳐가고 있는 것을 멈추라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다시 거쳐가야 할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멈추면 다시 출발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일은 하되 시도해보지 않은 일들을 찾아서 천천히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천천히.


빠르게 가고 싶다면 그만큼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시간을 100% 다 사용할 수 있을 때 그때 빠르게 달려도 늦지 않다.


천천히.

급한 건 그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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