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 생각
분홍 담요 위에서
아무 걱정도 없이 잠든 작은 몸.
나른한 봄날,
산책을 다녀온 뒤
외출복을 벗을 틈도 없이
피로가 먼저 심바를 눕혔다.
햇빛은 유리창을 건너와
딱 필요한 만큼만 얼굴에 닿고,
줄무늬 옷은 오늘 하루가
밖에 다녀온 날이었다는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혀가 살짝 나온 채 잠든 모습은
세상에 대한 완전한 신뢰 같고,
앞발은 혹시라도 꿈이 흘러갈까 봐
담요를 꼭 붙잡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심바에게 세상은
따뜻한 담요 한 장과
곁에 있다는 확신이면 충분하다.
사람도 가끔은
이렇게 자도 괜찮지 않을까.
아무 설명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