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지는 계절

한 칸 생각

by 한칸생각


겨울은 솔직한 계절이다.

나무는 잎을 내려놓고 숲은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여름에는 보이지 않던 안쪽이 겨울이 되면 드러난다.

그제야 알게 된다.
무엇이 중심이었고 무엇이 버팀목이었는지를.

겨울은 꾸미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래서 순수하다.

삶도 그렇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면
겨울에 이르러서야 세상을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한다.

그전에는 보이는 것만 믿는다.
화려한 말, 밝은 표정, 넘쳐 보이는 자신감 같은 것들.

하지만 마음이 조용해지면 알게 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겨울은 춥다.
불편하고 버겁다.
그러나 그 추위 덕분에 생명은 단단해진다.

밖에서 겨울을 견딘 나무는 다음 해 더 풍성히 꽃을 피우고
열매도 단단히 맺는다.

반대로 실내로 들인 나무는 잎은 무성해도 꽃이 피지 않기도 한다.
겨울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그런 시간을 지나야 하는 건 아닐까.

삶은 때때로 겨울 한가운데에 세운다.
차갑고 길고 혼자인 듯한 시간.
왜 지금인지 묻게 되는 순간들.

그러나 지나고 나면 안다.
겨울은 빼앗기기만 한 계절이 아니었다는 것을.

덜 중요한 것을 내려놓게 하고
정말 소중한 것을 남겨 둔다.

마음을 깊게 하고
단단하게 만든다.

겨울은 춥다.
하지만 꼭 필요한 계절이다.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서
누군지를 조금 더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