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엄마 학교에 오지 마세요
마흔여덟에 얻은 늦둥이
드디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운 좋게도 1학년 반장이 되었다.
어머니에게는
그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이 없었을 것이다.
어머니는 가끔
몰래 학교에 오셨다.
교문 밖에서
운동장에서 뛰노는 나를 보고
조용히 돌아가셨다.
나는 그 사실을
한동안 전혀 알지 못했다.
어느 날이었다.
친구들이 먼저
교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야, 너 할머니 오셨다.”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나이가 많으셨다.
그래서 아이들 눈에는
할머니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얼굴이 뜨거워졌다.
괜히 웃으며
모른 척했지만
마음 어딘가가
쭈그러들었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어머니께 말했다.
“엄마…
학교에 다시는 오지 마세요.”
젊은 어머니였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마음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그 뒤로
정말 학교에 오지 않으셨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하지만 가끔
그 장면이 떠오른다.
철없는 아이의 말이었다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그 말이
어머니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날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던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었다.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했던
어린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