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집의 중심이 사라지던 날
나는 초등학교 시절
줄곧 반장을 하던 아이였다.
공부도 곧잘 하는 편이었다.
어머니는 그런 막둥이를
어떻게든 잘 키워 보겠다고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셨다.
집안의 희망이
언제나 나에게 걸려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또 다른 풍경도 있었다.
아버지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으셨고
매일 술이 있어야
하루가 지나가는 분이었다.
평소에는 조용하셨지만
술에 취하면
집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지곤 했다.
세월이 흐르며
누나들은
차례로 시집을 갔다.
집에는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
네 식구만 남았다.
사실상 집안의 기둥은
어머니 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어머니가 갑자기
고혈압으로 쓰러지셨다.
그리고
끝내 돌아오지 못하셨다.
집안의 중심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슬픔도 컸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막막함이었다.
어머니라는
든든한 지원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큰형이
할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시골로 내려왔다.
하지만 형의 형편도
넉넉하지 않았다.
배운 것도 많지 않았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다.
어린아이 넷을 키우며
자기 생계조차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 인생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