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길은 가보면 생긴다
중학교 3학년이 되자
주변에서 하나같이 말했다.
“빨리 돈 벌어야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 가는 게 낫다.”
그 말들은
그때 우리 형편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처럼 들렸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도
한 가지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나는 원래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하던 아이였다.
꿈을 크게 이야기하던 아이였고,
자존감도 제법 자라 있던 아이였다.
그래서 큰형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형, 고등학교까지만
지원해 주세요.”
그리고 약속했다.
“그다음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미래가 보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한 가지는 믿고 있었다.
미리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보면
길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다음 문제는
그때 가서 생각하자고.
돌이켜 보면
그 선택은
내 인생의 ‘신의 한 수’였다.
고등학교에 가 보니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장학생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만약 그때
눈앞의 형편만 계산했다면
그 길은 아예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가끔
그때의 나에게 고맙다.
꿈의 크기를
상황에 맞춰 줄이지 않았던 것.
인생은 종종
지금의 형편을 기준으로
꿈을 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길은 계산해서만 보이지 않는다.
어떤 길은
걸어 들어가야
비로소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가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꿈을 줄이지 말자.
지금의 상황 때문에.
길은
생각보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