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고성의 <동루골막국수>
'동루골'이라고 하니 '동막골'이 떠올랐다. 지난 7월초 고기리막국수 부부의 '막국수 여행'에 꼽사리 껴서 다녀왔다. 한적한 시골길에 위치해 주변이 번잡하지 않았다. 막국수와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를 큰 쟁반에 내왔다. 미각 이전에 시각으로 음식을 음미했다.
<동루골막국수>는 100% 메밀로 면을 만드는데, 이때 메일 껍질을 소량 넣어 제분을 한단다. 그 이유는 면에서 조금 더 진한 메밀 향이 나게끔 하기 위해서란다. 물론 식감도 조금 더 거친 느낌을 준다. 동치미도 사이다에 의존해 급조한 건 아니어서 나름 정취가 있다.
'막국수집'이니 당연히 막국수가 주인공이지만, 수육을 비롯해 백숙, 닭볶음탕, 육개장, 추어탕도 메뉴에 올라와 있다. 이 집의 육개장도 별미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막국수집은 찬 바람이 불면 손님이 줄어든다. 시즌 한정 메뉴가 아니라고 해도 백숙, 닭볶음탕, 육개장 등은 추운 계절에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행정구역상 고성이지만 화진포처럼 북단이 아니고 남단이어서 속초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다. 양양이나 속초를 여행한다면, 강원도 막국수를 먹고 싶다면 꼭 한번 <동루골막국수>를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내 주변엔 이미 나보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2021_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