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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기 Oct 26. 2021

신해철 7주기, 독특했던 그의 '직설'이 그립다

2009년 3시간 인터뷰에서 신해철이 했던 말들


내일이  신해철 7주기. 시간이 빠르다. 예전 1주기  페북에 올렸던 글을 다시 꺼내본다.


대학교 친구였다가 나중엔 기자와 인터뷰이로 만났다.  마시며 웃고 떠들다가, 전화해서 욕하고 싸우다가, 다시만나 같이 남들을 씹다가... 해철이와 가장 길게 이야기를 나눈  북한 로켓발사 축하 글과 학원광고 파문이 있었을 때인 2009. 용산에 있는 그의 오피스텔에서 만나  시간 넘게 인터뷰를 했다. 해철이는 언제나 독특했다. 아무리 불리해도 피해가지 않았다. 아마, 지금 있는  곳에서도 그러겠지. 녀석의 '직설' 그립다.


당시 인터뷰에서 인상깊은 한 대목.


해철이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서 내가 물었다.


2008년 12월 18일 밤 MBC <100분토론>에 출연한 신해철.


- 그게 무슨 병인가.


"못됐다는 말이다(웃음). 성격이 나빠 분노를 조절 못하는. 분노할 때 엄청나게 분노하고 예뻐하는 대상이 있으면 아주 환장할 정도로 예뻐하다가 어느 순간에 무섭게 돌변해서 예쁘다고 했던 대상을 내려친다. 그렇게 해서 희생당한 사람들이 이 사회 스타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박찬호다. IMF 때 얼마나 그를 국민영웅으로 숭상했나. 그리고 그가 얼마나 건실한 청년으로 올바르게 행동했나.


신해철 행동은 그렇다고 치자. 박찬호가 뭘 잘못했나. 그런데 박찬호 부진할 때 우리는 어떤 모습 보였는가. 이웃 나라와 너무 대비되는 모습이다. 노모 히데오 선수가 부진했을 때 온 일본 국민들은 눈물로 성원하면서 이제 와서 메이저리그에서 퇴출한다고 해도 그는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갑자기 '박사장', '먹튀'라고 박찬호에 대해서 온갖 인격적 모독을 했다. 여기에 앞장선 게 미디어였다. 그런데 박찬호가 잘 나가고 있을 때 재미 본 건 또 그 미디어 아니었나.


그래서 조마조마해 죽겠고, 가슴이 오그라 드는 게 바로 김연아 선수다. 나는 김연아 선수가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 업적을 자기 분야에서 이미 했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국민들이 덤으로 즐겨야 된다고 봐요. 이젠 풀어줘야 한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딴다면? (언론에서부터) '광고 수십 개 찍더니 훈련을 잘 안했구나'라는 말이 안 나온다는 보장이 있나. '역시 배부르면 안돼'라고 비난이 쏟아질 거다. 이게 경계성 인격장애다."


2003년 3월 참여연대의 '파병반대 청와대 1인시위' 5일째 시위자로 참여한 가수 신해철.


○ '마왕' 신해철, 그가 생각하는 교육철학과 언론보도 


[인터뷰 ①] http://omn.kr/bl5s

[인터뷰 ②] http://bit.ly/2afoVb

[인터뷰 ③] http://bit.ly/lPX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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