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장인>
신축년(辛丑年)의 마지막날인 어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장인>을 보고 왔습니다. 참 좋은, 잘 만든 전시였습니다. 수행자이자 예술가인 화승이 불화를 어떻게 만드는지, 그 공간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동영상으로 보여줘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처음 불화를 그릴 때는 촛불 하나를 놓고 수천 번을 그리게 한다. 그래야 마음을 온전히 그림에 담을 수 있다"는 어느 스님의 설명을 듣고나니 불화 하나하나를 허투루 볼 수 없었습니다. 화승의 이름을 찾아준 것도 이번 전시의 특별한 의미입니다. 아래는 주최측의 설명입니다.
○ 어느 화승의 스튜디오
이 공간은 불화(佛畵) 제작 과정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가상의 화승 공방입니다. 불화장 석정 스님(1928~2012, 국가무형무화재 제 118호 불화장)이 실제 사용했던 붓과 벼루, 지공·나옹·무학대사의 삼화상 진영 등을 토대로 연출했습니다.|제작 도구 및 연출품 : 통도사성보박물관, 개인 소장.
○ 화승의 스튜디오
화승의 작업 공간은 부처의 모습을 조성하는 신성함과 여러 승려의 분주함이 공존했습니다. 경건한 잣로 그림을 그리는 화승 곁에는 증명(證明)을 맡은 승려와 불교의 주문인 진언(眞言)을 염송하는 송주(誦呪)가 함께 있었고, 일반인은 이 공간에 드나들 수 없었습니다.
불화를 그리는데 필요한 삼베, 비단, 종이, 면과 같은 바탕 재료나 채색 안료는 시주를 받거나 다른 승려에게서 조달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모은 재료는 화승의 손끝에서 부처의 세계로 변모했습니다. 또한 불사 현장은 보조 화승이 한무리의 우두머리로 성장하는 배움터이자 문화가 전승되는 공간이었습니다.
○ 불화를 그리는 과정
크게 밑그림(草本)과 채색으로 나뉩니다. 전체 화면을 겨정짓는 밑그림은 경험이 많고 능숙한 화승이 그렸습니다. 종이에 목탄과 먹으로 밑그림을 그리면 그 위에 불화의 바탕이 되는 직물을 포개고 옅게 비치는 선을 따라 그렸습니다.
채색은 승려 장인의 공동 작업 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림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면을 칠하는 일로 충분히 불사에 보탬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칠해서 만들어진 채색 바탕에 문양을 그리고 금박으로 장식한 후 존상의 얼굴을 그림으로써 화면이 완성되었습니다.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조선의 승려장인(Monk Artisans df the Joseon Dyna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