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단상|삼청동 등나무 수령 900년, 측백나무 수령 300년
서울 삼청동에 있는 국무총리 공관 안에는 천연기념물이 두 개 있다. 모두 나무다. 하나는 수령 약 900년인 ‘서울 삼청동 등나무’. 또다른 하나는 수령 약 300년인 ‘서울 삼청동 측백나무’. 둘 다 1976년 8월 10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삼청동 등나무의 수령을 딱 900년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나무는 고려 예종 13년 때부터 조선왕조 전체와 한국 근현대사를 모두 거쳐 지금까지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직접 보면 한 나무에서 나온 (등)가지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등 국가기관의 기록에 나와있는 ‘서울 삼청동 등나무’에 대한 정보는 이렇다.
천연기념물 제254호. 삼청동 등나무는 길이가 약 16m, 뿌리목 부근의 지름이 60㎝ 정도이다. 줄기에 상처가 있어서 1979년 및 1984년에 외과적 처치를 받았다. 나이는 약 9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뿌리둘레는 2.42m에 달한다.
국무총리의 삼청동 공관 안에 자라고 있으며, 정원수로 잘 가꾸어져 있다. 뿌리에서 나온 줄기가 옆으로 휘었다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올라갔는데, 땅에 누운 줄기는 윗부분이 썩어서 외과 수술을 받았으며, 아랫부분만이 살아 있다.
공관 안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관리·보호가 잘 되고 있다. 삼청동 등나무는 우리나라의 등나무 가운데 가장 큰 것 가운데 하나로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삼청동 측백나무는 삼청동 등나무 수령의 1/3인 300년쯤으로 추정한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등 국가기관의 기록에 나와있는 ‘서울 삼청동 측백나무’에 대한 정보는 이렇다.
천연기념물 제255호. 삼청동의 측백나무는 국무총리 공관 안에 있으며, 나이는 약 300살 정도로 추정되고 높이는 13.5m, 가슴높이의 둘레는 2.23m이다. 이 나무는 조선 후기 태화궁(현재 국무총리 공관)을 지을 때 궁안으로 옮겨 심은 것이다.
삼청동의 측백나무는 우리나라의 크고 오래된 측백나무들 중에서 그 크기가 가장 크며, 오랜 세월 동안 조상들의 관심속에 자란 역사 자료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측백나무는 중국 및 우리나라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단양, 달성, 안동, 영양 등지에서 자라고 있다. 자연상태에서는 절벽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루는 경우가 많으며, 주변환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주택과 마을 주변에 많이 심고 있다.
※ 이 글은 2018년 10월 국무총리 공관을 방문한 뒤에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