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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역 부근, 분위기·서비스 좋은 이자카야 <하레>

서울|서초동 이자카야 <하레 HARE>

by 이한기


토요일 저녁, 꼬치 같은 안주를 하는 가게를 검색하다 교대역 부근에 있는 <하레 HARE>로 갔다. 수요미식회에 나온 집이란다.


'하레'는 일본어로 맑음, 갬, 밝음이란 뜻이란다.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얻기 힘든 곳인데, 다행히 카운터에 2자리가 나서 기다리지 않고 앉았다. 720ml 사케 병술은 10만~40만원이어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문배술(375ml)과 생맥주를 선택. 일본 술집처럼 오토시(기본안주) 3종이 먼저 나왔다. 다행히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무료로 제공하고, 리필도 가능하단다.


안주는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튀김과 이베리코 플레이트(꼬치 4종), 닭 한 마리 긴 꼬치(닭 허벅지살, 어깨살, 목살, 안심)를 시켰다. 긴 꼬치는 작은 접시에 고수 등의 고명을 얹어 단품으로 나왔다. 나중에 안주가 다 떨어질 때쯤 모찌도리후(?)를 서비스로 내줬다. 분위기와 안주 퀄리티는 만족한다. 다만, 가격이 조금 세다. 나같은 사람에겐 1차로 배 채우는 게 아니라 2차나 3차로 가볍게 한 잔 하러 가기 좋은 곳이다.


인상적인 것 두 가지. 가게에 들어가기 전 종업원이 우산을 달라고 해서 건넸더니 나갈 때 딱 내 우산을 찾아서 건네줬다. 많은 우산 중에 내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우산에 테이블 번호 표식을 붙여뒀다가 그걸 확인하고 찾아준 거란다. 이런 곳은 처음이다. 또다른 하나는 화장실 안에 틀어놓은 음악이다. 이 가게 분위기에 어울리는 팝송인데, 손님을 기분좋게 만드는 세심함이 느껴졌다.


하드 페이퍼로 만든 메뉴판 첫 장에 쓰여진 가게 소개를 봤더니, <하레>는 2012년 "변변한 간판 하나 없이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번듯하게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공간 활용을 잘 해서 손님 테이블을 많이 놓았는데도 아주 번잡하다는 느낌은 덜 했다. 영리하게 장사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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