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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한구 Dec 14. 2021

12. 상담의 접근

의식과 무의식의 차원


대부분 상담은
의식적 차원에서 시작하고 접근한다.


상담은 일반적으로 내담자가 자기 정보와 경험, 그리고 정서를 표현하면 이를 듣고 정리하고 반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의식 차원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다루고 협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내담자 본인도 전혀 몰랐던 무의식적 접근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상담은 의식적 차원에서 시작하고 접근한다. 인식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자아를 중심으로 상담은 진행하게 된다. 무의식을 이해할지라도 결국 상담은 의식 수준에서 다루어지고 수용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결국 의식 수준에서 수용되고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기반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담에서 주체가 되는 것은 의식의 중심에 있는 자아이다. 정서나 무의식을 다룰지라도 결국 자아의 확장과 적용으로 귀결된다. 이론을 공부하더라도 상담은 자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정신분석은 내담자의 표층적 세계를 몰라도 분석할 수 있다. 상담사례를 보거나 일상의 삶에서 경험하는 사람의 주변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해도 맥락적으로 개인의 상황, 환경, 그리고 다양한 정황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적 개입은 다른 차원이다. 

뇌 수술을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머리를 먼저 이발해야 한다. 치료는 이발하지 않고는 시작할 수 없다. 이는 사람의 문제를 다루는 데는 표층적 문제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겪는 혼란이 여기에서 발생한다. 외과적 수술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상담에서 다루는 마음은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치 X-ray와 같은 투사적 치료가 된다고 믿는다는 것이 상담자의 딜레마이다. 자신의 학문적 배경이나 이론적 철학을 넘어 내담자의 현실적이고 실제적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과제가 되어야 한다.


상담의 시작은 개인이 인식하는 의식 수준에서 자아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내담자가 드러내고 동의한 부분에 대한 삶을 이해하고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정서와 심정을 다루면서 일차적으로 의식에 작용해야 한다. 사람의 행동과 태도는 의식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무의식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정신분석에서도 결국 의식의 중심인 자아를 중심으로 초자아(super ego)와 원초아(id)가 반영된다. 상담자는 이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상담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정신을 구분하기는 하지만, 이런 구분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론은 종종 이해를 위해 분해하여 설명하지만, 실제 사람의 정신은 세분하거나 구조화해서 나타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적으로 규명하고 설명하더라도 실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전체로서 자신이기 때문이다.




상담의 주제는 드러나는 현상으로 제한하지 않고 현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 그리고 판단과 반응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담은 의식과 무의식의 차원을 구분하여 정리하고, 개인의 내면과 개인과 개인의 관계 차원에서 다양하게 탐색하고 적용을 해야할 필요가 생긴다. 이런 과정에서 이해와 인식의 폭을 넓게 하고, 다양한 현상에 대한 다차원적 접근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을 가지게 된다. 아픈 상처나 경험도 심리상담을 통해 다루어서 힘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심리상담은 마음의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과 같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면서 자신의 근육을 강화하여 기초대사량을 늘려서 건강을 지키는 것처럼 심리상담도 문제가 있을 때 찾아가는 병원과 같은 역할과 동시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근육을 강화하는 보디빌딩(bodybuilding)처럼 자기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하는 마음의 근육을 강화하는 하트빌딩(heartbuild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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