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이
불현듯 그리운 맛처럼 떠올랐다.
일주일 전 교통사고로
움직임이 불편한 요즘,
누워 있다가 문득 떠오른 즐거운 맛을 곱씹어 보니
그건 2019년 봄, 일본에서의 기억이었다.
갑자기 ‘나 그거 먹고 싶다!’ 하고 떠오르는 것처럼,
슬며시,
‘나 즐거운 일이 그립다.
아니면 즐거운 일들이 시작될 것 같다.’
하고 설레던 순간—
오사카의 어느 식당에서의 모습이 스쳐 갔다.
이안이와 함께하는 가족의 날들은
늘 감사하고 사랑스럽다.
그렇지만 가끔은
남편과 둘만의 자유로웠던 날들이 그립기도 하고,
어느 때의 즐거웠던 장면들이 불쑥 떠올라
아쉬워지기도 한다.
그 아쉬움은 단순하다.
그때 우리가, 내가 그렇게 자유로웠다는 걸 알았다면
조금 더 깊이 음미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아이의 동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형편없어진 체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약해진 무릎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던
그저 무한했던 자유를
그때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뜨거운 여름 한낮,
뙤약볕 내리쬐는 놀이터 한구석에서
아이의 놀이가 끝나기를 마냥 기다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진다.
마침 걸려온 시어머님의 전화에
투정부리듯 말을 건네면
시어머님은 그런 내게 말씀하신다.
“참 재미있는 때이다.”
그래.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맵고 뜨거운,
지금의 이 맛도
언젠가 그리운 맛이 되어
불쑥, 나를 찾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