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스타일
한 나라를 쉴 곳으로 삼아 그 나라의 문화를 배워가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15년 전, 언제라도 가면 편안히 쉬고 여행할 수 있는 나라를 찾았다. 그곳은 벌써 15년이 넘도록 일 년에 한 번 이상 찾는 곳이 되었다.
자주 찾을 나라를 선택한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첫 번째 기준은 비행기 이동 시간으로 6시간 이내에 있어야 한다. 6시간 이내의 국가는 저가 항공을 이용할 수 있고 또한 비행기에서 1박을 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멀리 있는 나라를 오가는 것과 비교하면 적어도 하루는 여행지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물가가 저렴해야 한다. 2주 이내 해외여행 시 소비 금액 기준을 항공료는 제외하고 숙박비 포함 하루 10만 원으로 한정한다. 세 번째, 안전하고 외국인에게 친절한 국가여야 한다. 사고를 당하였을 때 쉽게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세 가지 조건에 만족하는 국가로 베트남과 태국 중 한 곳을 정했다. 두 나라는 여행이나 출장으로 자주 갔던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숙한 국가였다. 둘 중에서 역사와 문화가 지금도 많은 곳에 남아있는 태국을 주 여행 국가로 정했다. 그 후로 나는 해마다 태국을 여행하는 중이다.
태국은 휴양지로도 유명한 국가지만, 문화 역사를 주로 찾는 나에게 코드가 잘 맞는 여행지이다. 나는 대부분 방콕과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여행한다. 두 도시는 현재에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여행객이 선호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방콕은 유럽문화와 아시아 문화가 만나는 통로여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방콕과 멀지 않은 아유타야나 북부의 치앙마이는 발길 닿는 곳마다 유적지이다. 유적지가 별도로 관리된다는 느낌이 아니라 시가지의 일부 이용 시설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치앙마이의 수려한 풍경과 체험 프로그램, 무엇보다도 친절하고 항상 웃어주는 사람들이 여행자를 모으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또한 태국을 종단하는 루트인 치앙라이, 치앙마이, 수코타이, 아유타야, 방콕으로 이어지는 길은 불교문화와 태국 역사의 성지이다.
방콕을 여행할 때는 서부와 남부지역을 함께 여행하고, 치앙마이를 여행할 때는 북부지역을 둘러본다. 한 국가의 많은 도시를 여행하면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사는 모습, 그리고 자연환경을 볼 수 있다. 주 여행 국가를 정해 놓으면 여행의 준비에 공을 들이지 않고도 수월하게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한 나라를 자주 여행하다 보면 거듭될수록 반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발길의 반경도 넓어진다. 일상 생활 중에는 TV나 신문에서 나오는 그 나라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 국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휴식과 위로가 필요할 때 홀연히 떠나 에너지를 얻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친숙한 국가 하나쯤은 가져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