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하다

시간이 없어,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아, 시간은 줄 수 없지만

by 한월

내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순 없어도, 그때와 같이 반복을 할 수는 있어. 몸이 기억하는 것도 있고,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란 것도 있으니까. 반복으로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어. 시간은 엄청 많이 걸리겠지만, 중요한 일이었어. 과거는 수정할 수 없지만, 현재에서 과거는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거든. 악해 보여? 비윤리적일까? 열등감처럼 독이 될까? 아니, 열등감처럼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뿐만 아니라 무한한 잠재력이 있으니까. 지워버리는 건 나쁜 거지만, 수정하는 건 불법도 아니고 옳은 것도 아닌 편법이야. 그러니까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과거를 원망하고 있는 거라면, 그건 행복하고 싶었던 과거라는 거잖아. 그럼 현재에 와서 과거의 실수를 해도 돼. 다만 그 실수가 범죄나 도박으로 인한 빚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아니라면... 과거의 상처, 후회는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어. 어쩌면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구속받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고 바꿔 말할 수 있으니까. 네가 한 그 말 말이야. 과거에 구속되어 있으니 미래가 없다는 그 말. 너무나도 빠르고 냉혹한 답변이야. 그렇지만 그게 나쁘다고 하는 건 절대 아니야. 이 세상에는 사실 나쁘고 좋은 건 없어. 왜냐하면 다들 생각이 다르거든. 비슷하게 보일 뿐, 그리고 그걸 뭉뚱그려 모아서 편하게 부르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야. 나는 성악설을 믿는 것과 동시에 성선설도 믿어. 정말 모순적이지? 하지만 나는 모순에 겨워 살아왔어. 그리고 깨달았지. 나는 모순이구나. 그래서 마음껏 지껄이기로 했어. 생각하는 건 자유고, 말하는 것도 자유. 불편한 진실과 마주보려고 하고, 용기내서 비평을 받으려고 각오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변하지 않는 삶이라고 해서 아무런 변화가 없던 건 아니야. 불편한 걸 마주하고 자각하고 이렇게 하면 편하다는 걸, 너는 그래도 돼. 망설였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니야? 그 올곧은 마음이 널 지옥으로부터 끌어올릴 수 있는 열쇠가 될지도 몰라. 위험을 감수한다면, 뭔가를 얻으려고 해야 해.

시간은 되었고, 시간을 다시 줄 수는 없어. 하지만, 너의 시간은 아직 4분의 1도 쓰지 않았어. 그러니까 너는 네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 그게 네가 진정 원했던 거, 아니야?

오로지 나만의 신념, 올곧은 신념과 가치관을 가져서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해내갈 용기. 그것이 네가 진정 필요로 했던 거잖아.

추상적이라서 어려웠을 뿐, 시간이 많이 걸릴 뿐, 너무나도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어. 축하의 인사라든가 칭찬이라든가 인정이라든가 그런 걸로 살아갈 수 없어. 그게 삶의 이유가 되는 건 아니야. 그건 부속품이지, 본체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