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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월 Aug 24. 2024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과 창작 모방시 <회고록>

창작 모방시인 <회고록>을 해설하는 글

나는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을 감상한 후 그의 번민에 대해서 매우 공감하고 인상 깊었다. 나는 그의 우울과 번민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을 계기로 나는 참회록이 아닌 "회고록"이라는 시를 썼다. 이 시는 내가 우울증으로 정신이 피폐해졌을 때를 회상하며 쓴 시로 작품 해설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희뿌옇게 바래버린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이 비춰지는 것은

그들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1연에서는 화자인 '나'가 '희뿌옇게 바래버린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으로 여기서 '그들'은 화자인 '나'의 부모님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들의 유물'는 곧 화자인 '나'라는 것을 암시한다. 여기서 화자는 자신의 불안정한 처지를 자각하며 부모님에게 욕이 되지 않을까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나는 나의 회고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십칠 년을 

무슨 행복을 바라 살아 왔던가

죽어가던가.


2연에서는 화자인 '나'가 회고록을 쓰며 이를 한 줄에 줄이고자 한다. 여기서 화자의 나이는 만으로 열일곱, 열여덟 살임을 알 수 있다. 화자는 '무슨 행복을 바라 살아 왔던가'라고 말하고 나서 '죽어가던가'라고 연을 끝맺고 있다. 여기서 화자는 살아가는 것을 죽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화자는 죽음에 대한 번민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기쁜 날에

나의 우울에 대한 번민

불안함에 대한 고뇌로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이 아닌

회고록을 쓰기 바쁠 터인가

-그때 뭣 모르는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왜 그런 부끄런 시를

노래했던가.


3연에서는 화자의 심리가 잘 나타나는 구간이다.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기쁜 날'에도 '나의 우울에 대한 번민'과 '불안함에 대한 고뇌'로 참회록이 아닌 회고록을 쓰겠다고 말하는 것은 화자의 우울과 불안함으로 인한 고뇌가 행복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끝이 나지 않아 글을 써내려가기 바쁠 거라는 다소 암울한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 또한, '그때 뭣 모르는 나이'라는 것은 화자 스스로가 한창 철없을 나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부끄러움을 글로 써내려간 것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면 밤마다

아침이면 아침마다 누군가의 거울이

발자국으로 검게 얼룩진 것을

정성스레 닦아볼까


4연에서 화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자국으로 검게 얼룩진 '누군가의 거울'을 정성스레 닦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누군가의 거울'은 1연의 '희뿌옇게 바래버린 거울'을 의미하는데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서 검게 얼룩진 거울은 화자가 타인에게 상처를 받은 심리 상태 또는 화자의 우울하고 암울한 내면을 의미한다. 그러나 화자는 이를 보고 '정성스레 닦아볼까'라고 말하며 자신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그러면 성운이 펼쳐지는

별이 헤는 밤거리를 홀로 거니는

슬픈 인간의 뒷모습이

거울 속에 어른거린다


마지막 5연에서는 화자는 거울에서 성운이 펼쳐진 '별이 헤는 밤거리'를 걷고 있는 '슬픈 인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화자, 즉 작가는 '별이 헤는 밤거리'는 모방 시의 원작, "참회록"의 저자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을 가리키면서 원작가에 대한 선호와 존경을 표하고 있다. 또, 이 시에서 등장하는 '슬픈 인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책의 제목을 인용하여 쓴 것이다. 참고로 책 '슬픈 인간'은 당시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일본 문인들의 수필을 엮은 책으로 이를 봤을 때 작가가 그들에 대한 선호와 존경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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