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

by 스마일한문샘

"꽃잎 끝에 달려 있는 작은 이슬 방울들......" 초등학교 4학년쯤 KBS 3TV 라디오 <한낮의 음악선물>을 아껴 들었습니다. 거기서 처음 만난 <아름다운 것들>*. 제 책인지 오빠 책인지 음악교과서에서 악보 봤을 때 반가움과 놀라움을 기억합니다. 중3부터 7080 포크에 푹 빠진 것도 어쩌면 그 맑은 노래부터였겠습니다.


중2 한문시간에 처음 한시를 배웠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한문교사를 꿈꾸면서 "화개작야우(花開昨夜雨), 화락금조풍(花落今朝風)."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 떨어지네." 시간이 더 흘러서야 알았습니다. 뜻도 깊이도 몰랐지만 오래 남은 말이 송한필(宋翰弼)의 <우음(偶吟)>*임을.


봄비에 벚꽃 진 다음 날 이웃 어른 부고를 받았습니다. 오래 앓으셨어도 빈소에서 뵈니 왜 그리 헛헛한지요. 퇴근길에 잠시 문상 가니 가족들이 따뜻한 알커피 한 잔 주십니다. 블랙 못 먹는 저도 마실만큼 순하고 연한 알커피. 댁에 가면 늘 두 분이 나눠 드셨는데 이제는 혼자 드시겠습니다.


주말에 책상 정리하다 편지 묶음을 찾았습니다. 빼꼼 얼굴 내민 작은 카드에 10년 전 별이 된 지인이 보입니다. 둘째 태어나던 날 가장 먼저 찾아와 축하해 준 사람. 한 곳에서 마음 나누다 먼 길 떠난 자리에 <우음>과 오랜 노래가 아른아른. "무엇이 이 숲 속에서 음~ 이들을 데려갈까." 두 이웃 다 서로 아는 어른이라 더 그랬습니다.


* <아름다운 것들> : 방의경 작사, 양희은 노래. 원곡은 스코틀랜드 민요 <메리 해밀턴(Mary Hamilton)>입니다.


* <우음(偶吟)> : '우연히 읊음'이란 뜻입니다.


같이 놓고 보니 더 새롭습니다.

* <아름다운 것들> (양희은, 1972)

https://youtu.be/mR03Irw1spU

* <메리 해밀턴(Mary Hamilton)> (존 바에즈, 1960)

https://youtu.be/GShhXd2I3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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