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교생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해묵은 기억을 돌아봅니다. 23년 전 이맘때 모교에 교생으로 가면서 얼마나 설레던지요. 열일곱 살부터 품은 꿈에 한 발 다가가는 기쁨과 학생 때 선생님들 앞에서 교생으로 서는 긴장감에 새 옷 입고 두근두근하면서 잠못 이루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실습 첫날 30명이라는 숫자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학생 때 친구, 동기, 선배님에 같은 재단 대학에서 오신 분까지 멋진 선생님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더 빛났습니다. 최강 동안이신 선생님이 4년 선배라는 말씀에 다들 놀라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택시 타고 즉석떡볶이 사먹으며 수업 참관과 학급 상담, 연구수업 준비를 이어갔습니다.
저는 지도선생님이 여러 분입니다. 학급 담당 ㅊ선생님께서 아이들 만날 시간을 많이 주신 덕분에 다정한 ㅈ반 47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웠고, 교과 담당 ㄴ선생님께서 3, 4주 수업을 믿고 맡겨 주셔서 다른 교생선생님께 '김 정교사'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제 어린 날의 큰 스승이신 ㅇ선생님...... 담임반이 ㅇ선생님 담당이라 연구수업 앞두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을 때 기꺼이 시간을 내어 주셨습니다. 물론 선생님 수업 참관할 때는 초록 교복 입고 한문수업 듣던 고등학생으로 돌아갔습니다.
5년 후, 겨우 학교에 적응할 즈음 한문과 교생선생님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 2회 졸업생이고 무려 두 분! 발령 2년차에 무엇을 드릴지 생각이 많았지만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과 기억을 간직하시도록 지원하고 싶었습니다. 교생실습 때 모교 선생님들께서 아낌없이 주신 사랑과 격려를 오래 담았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동료 선생님과 협의해서 한문교사 2명, 교생선생님 2명이 종종 모였습니다. 수업을 열고 궁금해 하시는 부분은 자세히 말씀드렸으며, 수업 자료와 지도안을 세밀하게 봐 드렸습니다. 교생선생님 연구수업을 보고 듣고 메모하면서 꼭 현장에서 좋은 한문선생님으로 서시기를 응원했습니다. 제가 더 많이 배운 한 달이었습니다.
실습 일지 표지입니다.
첫날 학급 담임 선생님 말씀. (1999.5.3)
마지막 날 교과 지도 선생님 말씀. (1999.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