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3과. 가족 단원부터 한자가 부쩍 어렵습니다. 교과서 한자 줄이고 줄여도 24자라 파워포인트 한 장에 8자씩 넣고 학생들과 읽습니다.
"TV 화면 보면서 읽어 보세요. 화면이 잘 안 보이면 학습지 보고 읽으셔도 됩니다. 아버지 부, 어머니 모."
"아버지 부, 어머니 모."
"아들 자, 여자 녀."
"아들 자, 여자 녀."
父(아버지 부)부터 妹(손아래누이 매)까지 읽고 "지금부터 한자 뜻, 음 외우는 시간 1분 드립니다. 1분 뒤에 물어 봅니다."
1분간 8글자라 와글와글 외웁니다.
"10초 남았습니다. 10, 9, 8, 7, 6, 5, 4, 3, 2, 1, 땡. 한자 뜻, 음 없는 화면 보면서 다같이 맞춰 보세요. (마우스 커서로 父 가리키며) 이거 뭐죠?"
"아버지 부요."
"(弟 가리키며) 이건 뭐죠?"
"아우 제요."
"지금부터는 개인 질문입니다. 오늘 5월 4일이죠. 5+4는 9번. A!"
순간 '헉' 하는 아이들. A에게 묻습니다.
"(母 가리키며) 이거 뭐죠?"
"어머니 모요."
"(兄 가리키며) 이건 뭐죠?"
"맏 형이요."
"좋습니다." 계속 묻습니다.
"A 대각선으로 쭉 가서 B"
"B 번호에 A 번호 더해서 C"
"지금 11시 17분이죠. 17에서 C 번호 빼서 D"
빨리빨리 말하면서 무작위로 물어보니 학생들이 '뭐야뭐야' 눈빛으로 "아~~~"
"외울 시간 짧게 주고 누가 말할지 모르면 더 잘 외울 수 있어요."
2학년도 16과부터 같은 방법 쓰니 아이들이 "쫄린다" 속닥속닥하면서 묻습니다.
"한 번 한 사람 또 하나요?"
"아뇨! 먼저 한 사람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뒤로 갈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가끔 잘 못 외우면 "답을 모르겠으면 학습지 보고 읽어도 됩니다."
수업 마무리하면서 아이들 보며 "어려웠죠?"
"네~~~"
"한문과 영어는 둘 다 단어를 많이 외워야 잘할 수 있어요. 많이 외우다 보면 자신감이 생기지요. 입으로 읽어 보고 약간 긴장하면서 외운 건 더 잘 외워집니다."
잘게 줄여 하나하나 공부하기, 적절히 긴장하기.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