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성/안대회의 『채근담』(2022)

추운 날 맑은 책

by 스마일한문샘

읽은 날 : 2022.2.22(화)~3.26(토)

쓴 날 : 2022.3.26(토)

면수 : 651쪽


한문 관련 신문기사 검색하다 만난 『채근담』. 몇 년 전 다른 번역으로 읽었는데 안대회 선생님 완역판이라 반갑고 궁금했습니다. 주문해서 읽을 즈음 으슬으슬, 보건소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 개학하면 더 바쁘겠다 싶어 하루 20쪽씩 읽었습니다.


다음 날 가족 중 한 명이 자가진단키트 양성, 다같이 PCR검사했더니 그 다음 날 5명 중 4명이 양성입니다. '방학 내내 집에 있었는데......' 전 교직원 출근일에 병가 쓰고 3월 1일까지 자가격리해야 했습니다. 집안일 하면서 재택업무하느라 많이 읽진 못했지만, 틈틈이 읽고 독서공책에 옮겨 쓰면 책장 너머로 맑은 바람이 불었습니다.


제가 아는 『채근담』은 홍자성의 만력본과 홍응명의 건륭본이었습니다. 그런데 홍자성과 홍응명이 같은 사람이라니! 홍응명이 본명이고 자성은 자(字)이며(8쪽) 안휘성 휘주 상인 출신 학자라는 연구 결과에서 오랜 공부의 깊이를, 현실에 뿌리박은 통찰 앞에서 세상을 잘 알지만 그 흐름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을 읽습니다.


개학하고 숨 고르는 시간이 필요할 즈음 원문과 번역문 중 오래 남은 글을 옮겨 쓰면서 다정하고 맑은 마음을 얻었고, "샘이 요즘 올려 주시는 채근담 너무 좋아요" 한말씀에 페이스북과 블로그에도 종종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보물 같은 평설! 명료한 번역만큼 따뜻한 평설에 느지막이 매화 피는 3월이 덜 추웠습니다.


<마음에 남은 글>


천지에는 어느 날이든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안 되고 사람에게는 어느 날이든 기뻐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可見天地不可一日無和氣(가견천지불가일일무화기), 人心不可一日無喜神(인심불가일일무희신).

전집 6칙, 59쪽


군자는 한가할 때라도 급박하여 긴장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바쁠 때라도 느긋하고 한가로운 멋을 가져야 한다.

君子閒時要有喫緊的心思(군자한시요유끽긴적심사), 忙處要有悠閒的趣味(망처요유유한적취미).

전집 8칙, 61쪽


한 번은 의문을 품고 한 번은 확신했던 수많은 질문 끝에 얻은 지식이라야 힘겹게 얻은 참된 지식이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지식이다. 170쪽 평설


작은 일도 소홀히 하거나 빠뜨리지 않고 어둠 속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으며 끝마무리도 나태하거나 방종하게 하지 않는다. 그래야만 진정한 영웅이다.

小處不滲漏(소처불삼루), 暗中不欺隱(암중불기은), 末路不怠荒(말로불태황), 纔是個眞正英雄(재시개진정영웅).

​전집 115칙, 232쪽


선한 마음은 아무리 작더라도 영향이 널리 번지고 깊게 퍼져 세상을 향기롭게 만든다. 332쪽 평설


담담하더라도 오래가고, 더디더라도 끝내 이루는 성취가 더 소중하다. 400쪽 평설


대개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깃들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것에서 나온다.

蓋極高寓於極平(개극고우어극평), 至難出於至易(지난출어지이).

후집 35칙, 460쪽


접하는 모든 것에서 참된 생기를 찾아낸다.

觸處俱見眞機(촉처구견진기).

후집 48칙, 4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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