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후집』(2020)
벽돌 쌓듯 읽은 책
읽은 날 : 2021.8.17(화)~2022.2.17(목)
쓴 날 : 2022.2.17(목)
면수 : 1333쪽
1학기와 여름방학 때 『고문진보 전집』 읽고 바로 『후집』 들어갔습니다. 전집은 시, 후집은 산문인데 후집이 조금 더 잘 넘어갔습니다. 학생 때, 임용 준비할 때 드문드문 공부하던 글의 전문을 읽는 일은 즐거우면서도 모험이었습니다. 하루 20쪽씩 벽돌 쌓듯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구절이 보입니다.
여러 일로 못 읽은 날도 많지만 매일 20쪽 읽고 달력에 표시하는 일은 단단하고 짜릿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온라인 새벽기도회 마치고 읽으면 기초공사를 차근차근 하는 듯했습니다. 원문과 번역 중 마음에 드는 글을 초록 펜으로 공책에 옮겨 쓰면 더 기뻤습니다.
『후집』의 첫 글은 굴원의 <이소(離騷)>입니다. <이소>와 <슬픔을 만나>, 원문과 번역문의 미묘한 차이를 살피면서 읽으니 왜 박제가가 이 글을 아꼈는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래 아끼는 한유의 <사설(師說)>, 소식의 <전(前) 적벽부(赤壁賦)>, 여러 새로운 글들.
아주 가끔 오자가 있지만 원문, 번역, 주석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큰 흐름 잡으면서 읽기 편했습니다. 원문의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번역과 성실하고 자세한 주석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처음 볼 땐 잘 모르고 넘어간 글도 두 번 세 번 보면 더 깊어지겠지요?
<마음에 남은 글>
대개 만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를 내게 된다.
- 한유, <맹동야를 보내며 지은 서>
大凡物不得其平則鳴.
대범물부득기평즉명.
- 韓愈, <送孟東野序(송맹동야서)>, 486쪽
나무가 지닌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그의 본성을 다하도록 돌보아 줄 뿐입니다.
- 유종원, <정원사 곽탁타 이야기>
以能順木之天, 以致其性焉爾.
이능순목지천, 이치기성언이.
- 柳宗元, <種樹郭橐駝傳(종수곽탁타전)>, 676~677쪽
선생의 영향은 산보다 높고 물보다 깊어라.
- 범중엄, <엄선생 사당에 대한 기문>
先生之風, 山高水長.
선생지풍, 산고수장.
- 范仲淹, <嚴先生祀堂記(엄선생사당기)>, 775쪽
정자 이름을 '우(雨)'로 한 것은
기쁨을 길이 기억하기 위함이다.
- 소식, <희우정 기문>
亭以雨名, 志喜也.
정이우명, 지희야.
- 蘇軾, <喜雨亭記(희우정기)>, 1096~1097쪽
정성이란 마음에서 생겨나서 몸에 드러나고,
얼굴빛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 진사도, <임수주에게 보내는 편지>
誠發于心而諭于身, 達于容色.
성발우심이유우신, 달우용야.
- 陳師道, <上林秀主書(상임수주서)>, 1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