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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Oct 04. 2022

공원국의 『춘추전국이야기 1』(2017)

욕구를 채워 주는 삶

읽은 날 : 2020.8.19(수)~8.21(금) 

쓴 날 : 2020.8.22(토)

면수 : 423쪽 

* 2년 전 쓴 글을 다듬었습니다. 


방학 전부터 읽고 싶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전질 빌려 '초고속으로 읽어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잘 안 나갔습니다. 읽다 보면 제가 모르는 게 많음을 깨닫게 되는 책이 있습니다. 『한국 산문선』,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등.  춘추전국이야기도 그랬습니다. 


초등학생 때 세로줄  춘추를 읽었습니다. 짧은 본문보다 긴 해설이 재미있어 쏙 빠졌습니다.  춘추전국이야기 1권은 이야기보다 역사적 사실과 평론이 많습니다. 특히 관중에 대한 해설이 대부분이라 역사소설에 익숙한 제게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읽다 보니 조금씩 그림이 그려지고, 관중이란 사람을 더 깊고 새롭게 만났습니다. '관포지교 네 글자에 가두어 놓기에는 참 크고 놀라운 사람이구나!' 


5장부터 에필로그까지 210쪽 넘게 펼쳐지는 관중의 삶과 사상은 '자기를 지키면서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 주는 삶'입니다. "관중은 백성들이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정치의 핵심은 경제였다."(172쪽) "창고가 가득 차면 예절을 알게 되고, 입고 먹는 것이 족하면 영욕을 알게 된다."(233쪽,  관자, <목민>) 


백성들의 생계와 안전을 보장하는 정치는 지도자와 이웃 나라까지 아우르는 마음씀으로 발전합니다. "관중은 지도자의 욕망이 과도한 방향으로 흐를 때도 그 욕망을 단순히 막지 않고 길을 돌려준다."(375쪽) "중원 각국들이 믿는 최후의 방어선은 제나라였다. 그때의 급박한 상황 때문에 공자가 "관중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모두 오랑캐가 되었을 것이다"고 평한 것이다."(329쪽)


공자가 '일광천하(一匡天下 : 한 번에 천하를 바로잡음)'로 요약한 관중의 일생은 춘추라는 세계 전체를 지켜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진한 우정을 나눈 포숙, 생명을 노렸던 관중을 재상으로 등용한 환공이 있었기에 그의 삶이 더 빛났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에 남은 글>


우리에게는 그 시대의 기록과 자연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넓은 시야가 있다. 12쪽


춘추전국시대를 흔히 난세라고 한다. 하지만 난세일수록 쟁패를 위한 욕망과 아울러 평화를 위한 꿈은 더욱 빛을 발휘한다. 21쪽


여행을 하는 동안 항상 지도를 옆에 끼고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42쪽


혼미한 시절에 안목 있는 지도자는 이렇게 역사에게 묻는다. 142쪽


장사에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모사에도 실패하고, 출사에도 실패하고, 전투에도 실패한 경험이 바로 관중을 사람들의 어려움을 아는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관중이 보기에 백성들이 못사는 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리고 실력 있는 사람이라도 등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체험했다. 또 전투에서 도망가는 것도 전투 외적인 이유가 있음을 알았다. 관중의 사상은 이렇게 천천히 생겨났다. 177쪽


관중은 관리를 꼭 해야 하는 영역만 관리했다. 그리고 관리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반드시 관리할 수 있는 대상만 관리했다. 그리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겼다. 244쪽


관할 구역의 사람을 천거해서 공을 이루면 천거한 사람의 명망이 올라간다. 그러니 모두 열심히 인재 발굴에 앞장선 것이다. 247쪽


관중은 어그러진 일을 단숨에 정리할 줄 알았다.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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