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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Oct 07. 2022

김태진의 『열일곱 살에 읽는 논어』(2017)

언제 읽어도 늘 새로운

읽은 날 : 2018.8.20(월)~9.10(월)

쓴 날 : 2018.9.10(월)

면수 : 319쪽

* 4년 전 글을 다듬었습니다.


책 잘 아는 선생님 추천책입니다. 제목은 '열일곱 살'이지만 인생 중반에 접어든 저에게도 깊고 은은한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논어는 나이가 들면서 같은 구절도 다르게 느껴져요. 그래서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11쪽) 같은 작가님이 쓰신 열일곱 살에 읽는 맹자도 틈틈이 읽는데, 아직은 논어가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깔끔한 번역과 쉬운 설명, 오탈자 없는 편집은 즐거운 덤.


#1 마흔이란 나이


"나는 나이 열 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삶의 견해가 확고히 섰으며, 마흔에는 헛된 욕망에 휘둘리지 않았고, 쉰에 세상의 이치를 알았으며, 예순에 어떤 말을 들어도 귀에 거슬리지 않았고, 일흔에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51~52쪽) 논어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입니다. 열일곱 살에 한문교사를 꿈꾸었고 서른에 결혼하며 인생 2막 열었으니 앞의 둘은 그런대로 맞는 듯한데 마흔은 글쎄요.


올해 마흔 둘입니다. 마음은 열일곱, 열여덟이건만 어느새 훌쩍 나이를 먹습니다. 흔들리는 20대와 숨가쁜 30대를 지나선지 건강과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 빼곤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다만 불혹(不惑), '허망한 것에 휘둘리지 않는 일'은 늘 물음표의 연속입니다. "저는 이 말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가늠할 안목을 갖춘다는 뜻으로 보고 싶어요."(55쪽) 그러면 조금 더 낫겠지요?


#2 잊어라,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니


"지금 내가 한 발 디뎌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진정한 진보입니다. 지난 성취는 잊어야 합니다."(191쪽) 책에서 가장 고맙고 아프게 다가온 글입니다. 내년 복직 앞두고 시간 아껴 준비하나 첫 복직 경험상 은근히 긴장됩니다. 어떤 면에선 신규보다 복직이 어렵습니다. 신규는 처음이라 그러려니 해도 복직은 아니니까요. 이미 쌓인 경험과 또 다른 현실의 간극을 뛰어넘는 일도 만만치 않니다.


예전 학교에 40대 초반 신규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직장 다니다 임용고사 준비하셨다는데, 열린 마음으로 학교 일을 하나하나 익히며 여러 선생님들께 쉼터 같은 어른으로 자리잡으셨습니다. 3년 동안 바뀐 부분 많아 출근하면 모든 게 새롭겠지만 처음 학교 갈 때처럼 차근차근 배우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새록새록 펼쳐지리라 믿습니다. "(학문하는 것은) 산을 쌓는 것과 같다. (중략) 평평한 땅에 산을 만드는 것과 같다. 처음으로 흙 한 삼태기를 들이부어 나아감도 내가 나아가는 것이다."(190~191쪽)


<마음에 남 글>  


고전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12쪽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남을 좋게 변화시킬 수 있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야 좋은 사회가 됩니다. 21쪽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무늬[文]가 있는데, 사람의 무늬를 배우는 학문이 인문학(人文學)입니다. 60쪽


사람은 잘 안 변해요. 변화의 바탕에는 오로지 자신의 깨달음이 있지요. 그래서 스승이 할 일은 제자가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겁니다. 89쪽


군자는 스마트폰에서 즐거움을 구하지 않는다. 197쪽


평소 모습만으로도 내게 가르침이 되는 사람은 친구라고 할 수 있죠. 275쪽


* 공자 그림이 기발해서 읽는 내내 웃었습니다.

책 마지막 보니 '일러스트레이션 김보통'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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