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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Oct 10. 2022

백승종의 『조선의 아버지들』(2016)

바쁜 겨울, 진한 울림

읽은 날 : 2017.1.12(목)~1.18(수)

쓴 날 : 2017.1.18(수)

면수 : 244쪽

* 5년 전 글을 다듬었습니다.


'아, 내 안에 콘텐츠가 없다!' 글쓰기 책과 저울질하다 밀려오는 위기감에 집었습니다. 작년에 한국 철학사가 큰 울림이었다면, 올해는 조선의 아버지들입니다. BEST 10 안에 들 듯한 예감!


"한 사람의 평범한 아버지로서 나 역시 이런 갈등(세대 간의 마찰과 갈등)을 피하지 못했다. 정녕 우리는 화해와 사랑이 넘치는 가족관계를 정립할 수 없는 것일까. 나이가 들수록 그에 대한 나의 염원은 커진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바로 거기에 있다."(5쪽)


셋째 낳아 휴직하고 첫째, 둘째와 자주 부딪칩니다. 미안함과 섭섭함이 엇갈린 날, 책 한켠 고백에 마음이 뜨끈다. 그렇게 1주일간 야금야금 읽습니다. 곳곳에 북 인덱스 붙이면서.


책 속의 아버지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식에게 모범이 됩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성실합니다. 마음 안 맞는 아내, 말 안 듣는 아들에게 큰소리 한 번 안 낸 이황에게서 한나의 아이 스탠리 하우워어스를 봅니다. 삶이 소학이었던 김장생, 하찮은 벼슬이라도 최선을 다했던 김숙자는 아들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입니다. 유희춘의 아버지 유계린을 새롭게 만난 것도 큰 수확입니다.


첫째둘째 5년 휴직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시는 육아휴직 안 할 거야!' 했는데 셋째가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예쁘지만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더 버럭엄마로 살았나 봅니다. 긴 호흡으로 책 읽으며 마음 다집니다. '내가 먼저 성실하자. 바지런히 공부하자. 다그치기보다 다독이자. 무엇보다 함께 웃고 행복하자.' 그러다 보면 차츰 길이 보이겠지요? 


<마음에 남은 글>


그들의 삶이 내 가슴에 아릿한 울림을 주었다 12쪽


조선의 아버지에게는 시대의 벽을 넘어서는 보편의 가치가 존재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들이 애써 추구한 인생의 가치는 상당 부분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그들은 힘써 현실 사회의 문제를 극복하려 했고, 매사에 성실한 태도를 견지했다. 성별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을 존중했으며, 비상한 인내심과 자상함으로 끝까지 가족을 보살피고 사랑했다. 16쪽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에게 조선시대 아버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첫째, 시대의 과제를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조선의 아버지들에게서 성실함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공(恭 자신을 낮춤), 경(敬 남을 높임)

끝으로, 자신을 잘 섬겨야 한다. - 충(忠 자신을 포함한 일체의 사물에 진심을 다하는 것) 16~17쪽 요약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을 아낄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다른 사람을 아낄 수 있다. 18쪽


일상의 허다한 어려움을 견디고 묵묵히 버텨주는 가족의 사랑은, 내 마음을 비추는 한 줄기 등불 19쪽


그(정약용)는 그곳(강진)에서 18년 동안 가난과 고독을 벗하며 늙어갔다. 하지만 정약용의 푸른 뜻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유배지에서 학문을 갈고닦아 혼탁한 세상을 구제할 뜻을 세웠다. 25쪽


저쪽에서 돌을 던지면 옥돌로 보답하라 37쪽, 정약용  


언제나 명랑하고 밝은 마음을 가지라 42쪽


늘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태도, 이것이야말로 뜻하지 않은 불운에 대처하는 자세이자 처지를 반전시키는 열쇠다. 43쪽


이황은 마구 야단치는 법이 없었다. 그는 거듭해서 조용히 타이르고 훈계했다. 본인이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하여 집 안에서는 큰소리 나는 법이 없었고, 안팎이 화목했다. 69쪽


독서와 글씨 연습으로 근심을 잊어라 75쪽


특별히 다른 일이 없으면, (선비는) 책 읽고 글씨 쓰기를 연습하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되느니라. 84쪽, 박세당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다 92쪽


현명한 김숙자는 자신의 비운을 받아들였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렸으나 그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99쪽


토지가 있고 백성이 있으니, 여기서도 나의 학문을 실천에 옮길 수 있다. 102쪽, 김숙자  


김숙자는 어떤 벼슬을 하더라도 백성들의 의식주를 염려해서 자신의 능력과 지식을 아끼지 않았다. 103쪽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 김숙자처럼 탁월한 학자 또는 공직자가 되어야 할 까닭은 없다. 우리 자신이 허물어진 그 지점에서 다시 일어나서 미래 지향의 가치를 추구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성취 그 자체가 아니라, 아마도 우리의 성실한 태도일 것이다. 107쪽


선생(이익)은 노복을 형제나 친척과 똑같이 어루만지고 보살펴주었다. 116쪽, 이병휴


세상을 구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 121쪽


선비, 요샛말로 지식인이란 몸은 비록 초야에 있더라도 온 세상을 염려해야 한다. 122~123쪽


이익의 학문은 넓고 풍부했으나 번거롭지 않고 초점이 뚜렷했다. 124쪽


유계린은 가문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공부에 힘썼다. 135쪽


15~16세기 조선 사회에서 이러한 도덕률을 따르고 몸소 실천하는 행위는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것이었다. 당시 대다수 지배층은 이러한 도덕률을 무시하고 현실적 이익과 쾌락을 노골적으로 추구했기 때문이다. 136쪽


그(유계린)는 학문에 힘쓰면서도 가난한 선비의 살림을 안정시키는 데 힘썼다. 137쪽


그(유희춘)가 누린 말년의 영예는 고난 속에서도 끝내 좌절하지 않고 학문과 인격을 부단히 연마한 노력 덕분일 것이다. 141쪽


극기복례(克己復禮) : 인(仁)을 실천하는 최선의 방법이 예 155쪽 요약


김장생 부자의 예학에는 특별한 점이 있었다. 왕과 관리 또는 평민을 막론하고 누구나 보편적인 예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간단히 '천하동례(天下同禮)'라고 했다. 159쪽


독서와 학문이 부족하면 그림에든 글씨에든 선비의 기상을 담을 수 없다 164쪽


아버지의 편지는 아들을 낙망의 구렁텅이에서 구출했다. 167쪽


너의 그 한탄소리를 들으니 나는 도리어 기쁘구나. 장래에 있을 너의 성공이 그 한마디에서 시작되리라. 167쪽, 김정희


성공의 관건은 선비로서의 충실한 학식과 인격 168쪽


평범한 일상생활의 의미를 깨치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175쪽


임진왜란에 참전한 수백 명의 장수들 가운데서도 《난중일기》와 같은 기록물을 남긴 이는 이순신이 유일하다. 181쪽


갓 자란 난초, 티 없는 구슬 196쪽, 김인후


구질서의 통쾌한 전복, 이것은 민중의 꿈이었다. 215쪽


부왕은 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일 일이 아니라, 관계 회복을 위해 자신의 마음부터 열어야 했다. 236쪽


궁중의 비극이 겹치는 가운데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견디기 힘든 청소년 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그는 워낙 비범하고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그리하여 백성의 힘든 삶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현명한 왕으로 성장했다.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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