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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Oct 11. 2022

쓰루가야 신이치의  『책을 읽고 양을 잃다』(2010)

책 읽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

읽은 날 : 2016.3.10(목)~3.11(금)

쓴 날 : 2016.4.3(주)

면수 : 272쪽

* 6년 전 글을 다듬었습니다.

 

정민 선생님 추천책입니다. 책벌레와 메모광, 여러 글에 종종 인용하셨다. 절판이라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내게는 어렵습니다. 일본 작가들 이름이 낯설어서였을까요. 그 부분만 꾹 참으면 재미있게 읽기 좋습니다. 책에 관한 일화가 풍성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모으고 정리하느라 애쓴 작가의 깊이와 열정에 감탄합니다. 번역도 깔끔하고 매끄럽습니다.


로베르트 반 훌릭(1910~1967)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 그 부분에 집중해서 메모했습니다. '뭐 이런 사람 다 있나' 싶으면서도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덜란드의 저명한 한학자이자 추리소설가.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대사 역임. 1950년 명판관 디 공(Detective Dee) 시리즈 출간. 15개국 언어에 통달. 책에 실린 소개글이다.


폭넓은 스펙보다 동양, 특히 중국 문화를 사랑하여 적인걸(630~700)의 삶을 명판관 디 공으로 풀어낸 마음에 놀랍니다. 친구였던 담당의사에게 남긴 말이 진한 여운다. "나는 동양과 서양의 연결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했네." "이제 길지는 않지만 나는 죽음을 받아들였어. 중국과 일본의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지..." (40쪽)


<마음에 남는 글>

참으로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배워 가는 기쁨이 있다. 낙엽은 먼 옛날 지금보다 훨씬 귀중했을 그 책을 아낀 사람의 마음, 그 마음의 희미한 흔적이었다. 정성스럽게 나뭇잎을 책상 사이에 끼워두었던 세심했던 옛사람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14쪽

반 훌릭은 문인관료였던 사대부를 자신의 이상으로 삼고 스스로 이를 구현하고자 했다. 35쪽

인생의 즐거움에서 방문을 닫고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진귀한 책 한 권을 얻어 몰랐던 글자를 알게 되고, 괴이한 일 하나를 만나고, 좋은 구절 하나를 보면 나도 모르게 기뻐서 뛰어오른다. 음악은 듣는 순간을 만족시키고 비단은 눈을 만족시킨다고 하지만 그 즐거움에는 비할 수 없다. 165쪽, 나카무라 란린(1697~1761 에도 시대 중기 유학자), 수필 「학산록」


무언가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을 안고 계속해서 책을 탐독하는 이유는, 아직 만나지 못한 한 권의 책을 진정으로 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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