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욱의 『조선의 좌우명』(2023)
마음을 지키는 빛
읽은 날 : 2023.5.17(수)~5.26(금)
면수 : 286쪽
석 달만에 독후감을 씁니다. 바쁘기도 했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읽은 책에서 얻은 통찰이 허공으로 맴돌 즈음, 글자의 숲으로 오롯이 담아내야 한다는 묵직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럴 때 찾아온 옛사람의 글은 맑고 단호하며 반짝이는 불빛이었습니다.
『조선의 좌우명』은 브런치에서 아껴 읽은 글입니다. 휴대폰으로 만난 글을 종이책으로 읽으니 스마트폰 화면과는 또 다른 울림이 있습니다. 해묵은 옛글에 숨은 깊이를 오늘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안목, 다양한 글을 구슬 꿰듯 책으로 아우르는 실천력을 배웁니다.
"한평생 잘 사는 일은 쉽지 않다. (중략) 그러니 지금의 삶을 늘 점검하고 경계하며, 다짐하고 반성하는 일이 필요하다."(4쪽) 그런 면에서 옛사람의 좌우명은 지금 읽어도 스스로를 다잡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아는 글도 있지만 새로운 글이 더 많습니다.
어른으로 바른 길을 걷는지 아득하고 흐릿할 때 단아한 글을 공책에 옮겨 쓰면서 평온함을 얻었습니다. 결혼기념일과 어머니 칠순 지나며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고픈 갈망이 차오르는 요즘, 맑은 글을 읽고 쌓으면서 마음과 일상에 따스한 빛이 모이고 반짝이기를 바랍니다.
<마음에 남은 글>
세상은 급격하게 변했지만 옛사람들의 글은 지금 독자에게도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한다. 5쪽
배움은 모름지기 부지런해야만 얻게 되고,
달도 때가 되면 밝음이 있으리라.
- 권득기, 「대월유명」, 88쪽
學須勤乃得, 月當有時晶.
학수근내득, 월당유시정.
- 權得己(1570~1622), 「待月牖銘」
생각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찾음이
바로 배움의 근원이다.
- 이현일, 「호학잠」, 85~86쪽
潛思玩繹, 乃學之原.
잠사완역, 내학지원.
- 李玄逸(1627~1704), 「好學箴」
하루도 쉬지 않는 부지런함 속에 배움은 면밀해진다. 89쪽
상대를 품는 온화한 마음은 나도 남들도 따스하게 만든다. 158쪽
마음은 늘 흔들리기 마련이니, 성실함으로 단단히 해야 한다. 211쪽
닭 우는 새벽부터 힘써 시간을 아껴서
독실해야 하리라.
- 성여신, 「만오잠 정미」, 233~234쪽
惕鷄孜孜, 惜陰慥慥.
척계자자, 석음조조.
- 成汝信(1546~1632), 「晩寤箴 丁未」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정성을 다해서
마음이 정도(正道)를 향해야 한다. 238~239쪽
- 박익, 「지신잠」
學者必誠, 心向正道.
학자필성, 심향정도.
- 朴翊(1332~1398), 「持身箴」
나쁜 짓은 하기 쉽고, 선한 일은 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충성과 신실함을 잠시라도 버리지 말라.
- 박익, 「지신잠」, 238~239쪽
爲惡則易, 爲善則難, 必以忠信, 勿棄須臾.
위악즉이, 위선즉난, 필이충신, 물기수유.
- 朴翊, 「持身箴」
무릇 뜻을 세움은 배움의 시작이 된다.
- 박익, 「입지잠」, 272쪽
凡此立志, 爲學之始.
범차입지, 위학지시.
- 朴翊, 「立志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