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마일한문샘 Jul 28. 2024

<HAPPY>로 배우는 한문

<마라탕후루>로 들뜬 교실에 <HAPPY>를 띄웁니다.

"나는 2학년 차노을 차미반의 친구"

"차노을이다!"

"노래 들으면서 빈칸을 채우세요."

"너무 빨라요. 한 번 더 보면 안 돼요?"

"쓸 수 있는 데까지 쓰세요. 이따 한 번 볼게요."

學年 옆에 (학)(년), 車 옆에 (차), 차미班 옆에 (반). 노래 아는 학생들도 여럿 있어 생각보다 한자 음을 빨리 씁니다.


"혹시 빈칸 다 못 채운 사람 있으면 다시 짚어 볼까요?"

<HAPPY>는 한자ㆍ한자어가 꽤 많습니다. 學年(학년), 車(차), 班(반)뿐만 아니라 親舊(친구), 人事(인사), 質問(질문), 答(답), 逮捕(체포), 警察(경찰), 消防官(소방관), 只今(지금), 跆拳道場(태권도장), 館長(관장), 幸福(행복), 事實(사실), 眞(진), 世上(세상)까지 읽습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건 조금 더 설명합니다.

"逮捕는 잡을 체, 잡을 포. 나쁜 사람 잡는 게 체포죠. 警察은 경계할 경, 살필 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경계하고 살피는 사람. 消防官은 사라질 소, 막을 방, 벼슬 관. 불을 꺼서 사라지게 하고 불이 안 나게 예방하는 사람."


"노래 들으면서 공감하는 부분 있나요? 처음 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밝아요." "귀여워요." 툭툭 이야기하는 학생보다 말없이 학습지에 무언가를 쓰는 학생이 많습니다.
"노을이 ADHD라면서요?"
"맞아요. 초등학교 입학하니 담임선생님께서 아이가 툭하면 돌아다니거나 운동장 간다고 전화하시면 부모님 마음이 어떻겠어요?"
"속상하죠."
"2학년이 되어 학교에서 숙제 내 주었는데 아버님이 노랫말에 노을이가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셨어요."
순간 교실이 조용해집니다.

어느 반에 가니 "선생님, 차노을 아빠 버전도 들어야 해요."
"아버님 버전도 있었어?"
"검색해 주세요~"
찾아보니 "나는 서른다섯 차성진 차노을의 아빠 /  딸린 애가 셋이라 먹고사는 게 바빠" 젊은 아빠의 고단함을 듣다 "뭐가 됐든 행복하면 됐지 / 뭐가 됐든 함께라면 됐지 / 사실 내가 진짜 주고 싶은 건 / 세상에서 제일 너를 믿는 사람"에 뭉클! 어떤 아이는 "나는 2학년 ㅇㅇㅇ 0반의 친구" 자기 이야기로 차노을 챌린지를 이어갑니다.

"정리합니다. <마라탕후루>와 <HAPPY>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한자어가 있나요?"
뜸들이는 학생들에게 "事實(사실)이요."
"아~~~"
"여러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여러분 답으로 다음 시간 준비하니 잘 써 주세요. 학습지 다 쓴 사람은 교탁에 내고 쉬어도 됩니다."
학생들 답 읽으니 '가족' '친구'가 많습니다. '돈'도 가끔 보이고 '잠' 앞에선 짠합니다. 행간에 피어나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모으며 "다음 시간에 만나요. 인사!"



* <HAPPY> 차노을 버전

https://youtu.be/LFINgZRdfEw?si=HbCmaejpckvmfWma


* <HAPPY> 차노을 + 아버님 버전

https://youtu.be/caywfCetrNM?si=OoeGqRFphXNZifeD


매거진의 이전글 <마라탕후루>로 배우는 한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