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마일한문샘 Aug 24. 2024

교과서 집필 후기

"샘, 교과서 같이 하실래요?"
재작년 이맘때 가까운 ㅈ선생님 전화를 받았습니다. 휴직 중 첫 교과서 쓰던 12년 전과 달리 육아와 학교 업무를 병행해야 해서 가족들과 먼저 상의하고 다시 연락드렸습니다. 오래 아는 ㅎ선생님도 같이 하시게 되어 시작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넉 달을 보내고, 12월에 단체 채팅방 만들고 2023년 1월에 출판사에서 처음 모였습니다.

유쾌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ㅁ선생님, 성실함의 아이콘 ㅈ선생님, 신속함과 정확함 그 자체 ㅎ선생님, 우리에게 현실 감각을 일깨워 주시는 ㅅ팀장님. 저까지 5명이 1주일에 두 번 줌(zoom)으로 회의할 때 가장 큰 과제는 '다정이 세계관으로 교과서를 만들 수 있을까?'였습니다. 한문에 대해 전혀 모르는 다정이가 한문학교에 입학해서 한자, 한문을 배우며 성장한다는 이야기에 맞게 교과서 내용과 지문을 구성하려니 하루하루가 숙제의 연속이었습니다.

갈아엎고 다듬으면서 점차 교과서다운 모습을 갖추어 가던 원고가 처음으로 24단원까지 완성되던 날, 2학기 말 업무 폭주할 때 심사본 인쇄 날짜 맞추느라 졸린 눈 비비며 교정하던 나날을 기억합니다. 교사용 지도서도 만만치 않지만 교과서 작업할 때보단 덜 힘들었습니다. 하얀 표지에 실린 심사본 받던 날 얼마나 감사하고 떨리던지요. 심사 통과 소식 듣고 표지 고르면서 '어떤 책이 나올까?' 두근두근했습니다.

월요일에 학교로 모든 과목 교과서 전시본이 왔습니다. 실무사님들과 택배 상자 열면서 그새 훌쩍 자란 책을 만났습니다. 생활밀착형 교과서를 꿈꾸며 학사일정에 맞게 입학, 동아리, 학교 행사, 졸업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담아낸 책이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도움, 한자와 한문을 행복하게 만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장을 넘기며 함께 애쓰신 선생님들께 따뜻한 박수를 드렸습니다. '모두 애쓰셨어요!'

대면 회의할 때마다 쌓이던 가편집본, 교과서 심사 제출본.
여러 학교로 갈 전시본. 집필진이라 10권 받았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방향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