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촛불집회 가세요?" "저희 시험 끝나고 갈 거예요." 2차 지필평가 전날, 오며가며 아이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많이 추워 담요, 방석, 장갑, 핫팩 필수래. 응원봉은 있어?" "네~"
22년 전 초임 때 지금 이 아이들만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그해 서면에서 열린 효순이 미선이 추모 촛불집회에 다녀온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훌쩍 자랐을 88년생, 동갑내기 소녀가 미군 장갑차에 치였는데 운전병이 무죄라는 판결에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달려간 아이들. "쌤, 왜 ㅇㅇ쌤이 집회 간 애들 혼내요?" 어떤 선생님들은 집회 가지 말라 하고, 또 어떤 선생님들은 가도 괜찮다던 그해 가을은 더 춥고 어두웠습니다.
지난 주말, 아이들 돌보면서 아는 분들이 SNS에 실시간으로 올려주시는 사진과 영상에 눈과 귀를 모았습니다. 전철에, 거리에, 너른 마당 곳곳에 사람,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부끼는 깃발, 물결치는 사람들 사이로 무언가가 반짝입니다. '촛불일까?' 자세히 보니 아이돌 응원봉! 쌀쌀한 밤 춤과 노래, 구호와 함께 응원봉이 물결칩니다. 얼마나 다채롭고 뭉클한 풍경인지요.
신영복 선생님의 '야심성유휘(夜深星逾輝)'를 좋아합니다. 밤이 깊으면 별은 더욱 빛난다는. 그날 밤 국회 앞에선 촛불과 응원봉이 별처럼 빛났습니다. 이번 주, 다음 주에 시험 끝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찾아오겠지요. 아이들이 꿈꾸는 나라, 자유와 정의가 별빛처럼 물결치는 나라가 꼭 이루어지기를 까만 밤 손 모아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