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진통제

by 스마일한문샘

"부장님, 얼른 병원 가세요."
"원안지 등사는 내일 해도 되니 다녀오세요."
계엄 이후 잇몸이 팅팅 부었습니다. 오후에 조퇴하고 치과 가려다 여러 선생님 말씀에 병외출을 상신했습니다.

"선생님, 아프지 마세요!"

지필평가 대비 자료 더 받으러 온 아이 말을 쏘옥 담으며 걸었습니다.

병원 가니 "약 드시고 부기 가라앉으면 스케일링 하세요."

'소독해도 아픈데 약으로 잡힐까?'

반신반의하며 소염진통제를 털어넣었습니다. 서둘러 학교 가니 12시 10분. 선생님들과 급식 먹고 커피 마시니 조금 낫습니다. 5, 6교시는 1, 2교시보다 한결 편합니다. 약발(?) 떨어지면 증상이 올라오지만 수요일, 목요일보단 덜합니다.

2학년 17과 수업 때 消(사라질 소) 가르치다 칠판에 '취消, 消염제'를 썼습니다.
"선생님, 염은 무슨 염이에요?"
"불꽃 염(炎). 소염제는 염증[炎]을 없애는[消] 약[劑]입니다."
20년 전 귀 뚫을 때 하늘색 타원 모양 소염제를 처음 먹었습니다. 신경치료할 때도 한동안 소염제를 달고 살았는데, 약봉투 보면 늘 '소염진통제' 다섯 글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염증[炎]을 없애면서[消] 통증[痛]을 진정시켜야[鎭] 하니 치과에서 소염제와 진통제를 한번에 처방하나 봅니다. 피곤하면 잇몸이 살짝 붓지만 지난 주보단 나으니, 주말 밤 편안한 마음으로 약봉투를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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