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by 스마일한문샘

유난히 늦게 퇴근한 월요일. 정형외과는 물건너 갔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저녁이었습니다. 문구점에 들러 펜과 수정테이프 계산하고 가려니 "혹시 A에서 버스 타지 않으셨어요? 저 B중 졸업했어요."
또랑또랑한 눈빛이 낯익어 "이름 말하면 알 것 같은데?"
"저 C이에요."
"아, C! 그때 참 열심히 했지^^"
"기억하고 계셨네요! A이 우리 동네에서 멀어 아니신 줄 알았어요."

그랬습니다. 유난히 유명(?)한 아이들 사이에서 반듯하게 수업 듣고 필기하던 C와 몇몇 다정이들 덕분에 두번째 복직하던 해를 반짝임으로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본교에선 중1 담임에 1, 2학년 가르치고 순회교에선 중3 수업하던 나날, 깊이 있는 질문으로 생각을 틔우는 열여섯 살 앞에 서면 저도 종종 차분하고 숙연해졌습니다. 한번은 학습지 검사하다 곱고 단정한 글씨에 오래 머물러 C에게 허락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의 중3 시절보다 크고 넓게 자라 가는 친구들이 고등학교 가서도 맑고 밝고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대학 갔다 휴학하면서 본가에 왔어요. 선생님은 왜 멀리서 타셨어요?"
"올해 A로 학교를 옮겼어."
"아~"
6년 전 1주일에 1번 순회 오던 시간, 꽤 오랜 기억을 잊지 않고 선물해 준 마음씀에 어둑한 퇴근길이 더 따뜻했습니다. '오늘 너 만나려고 늦었나 보다!'

이 필기 주인공♡ 늘 평안하고 행복하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