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전면등교, 작은 바람

by 스마일한문샘

2/3 등교에서 전면등교 되면서 열화상 카메라 담당 요일이 바뀌었습니다. 월요일 새벽에 폭설이 내려 집 앞이 하얀 꿈을 꾸었습니다. '눈 오면 택시 안 잡히는데...... 늦으면 안 되는데......' 자다 깨고 자다 깨어 본 바깥은 청명했습니다. '후유!' 서둘러 가족들 아침 챙겨 주고 출근했습니다.


다행히 택시가 빨리 와 8:20 학교 도착. 교무실에 가방 갖다 놓고 1층 중앙현관에서 열화상 카메라 보며 등교맞이하는데 몇몇 학생 머리카락이 조금 젖었습니다.

"지금 비 와?"

"눈 와요. 눈!"

이럴 수가! 첫눈입니다. 1년 10개월만에 세 학년 아이들이 다같이 학교 오는 날 첫눈!


"춥지 않으세요?" 우산 없이 가는 눈 맞으며 등교맞이하시는 학생부, 안전부 선생님들이 마음쓰입니다. 8:40 지나니 아이들이 부쩍 많아집니다. 3학년은 시험 잘 보라며 작은 응원 실어 주고, 1, 2학년은 이름 불러 가며 눈인사합니다.

"제 이름을 외우셨네요!"

"물론이지. 내 이름 알아?"

같이 웃고 보냅니다.


9:00. 언제 눈 왔냐는 듯 구름 너머 햇빛 반짝. 해마다 첫눈 오면 읊는 <신설(新雪)>을 외웁니다. "아득한 연말 하늘에 첫눈이 산천 둘렀네[蒼茫歲暮天, 新雪遍山川.]"* '방학까지 별일 없길, 쭉 등교수업할 수 있길!' 흐리다 갠 하늘에 작은 바람 붙입니다. 123교시 수업 전 아침 커피가 따뜻합니다.


* 蒼茫歲暮天(창망세모천), 新雪遍山川(신설편산천) : 고려 문인 이숭인(李崇仁 1349~1392)의 <신설(新雪)> 1~2구입니다.

2021.11.22. 오전 8:59.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