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잘 기억합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지인 생일도 잘 외우는 편입니다. 한번은 축하 문자 보내는데 "어머, 나도 깜빡했어!" 얼마나 바쁘고 고단하면 그랬을까 짠합니다.
알지만 챙겨 줄 수 없는 생일이 있습니다. 멀어진 지인, 별이 되신 어른들입니다. 이상하게 어떤 생일은 해마다 더 또렷합니다. 그만큼 그리움이,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이 크단 뜻일까요.
몇 년 전 친구 생일. 간만에 연락했는데 많이 아팠답니다. 그 즈음 김진규(1658~1716)의 "10월 15일, / 어머님 생신. / 멀리서나마 함께 달 보며 / 달처럼 오래 사시길 비네."에 찌르르......
생일 축하하는 기쁨, 챙겨 주는 다정함도 이 세상 어딘가에 함께 있기에 가능한 것. 소중한 사람들과 오래 마음 나누며 생일 챙겨 주고 싶습니다. '우리 같이 멋진 할머니 되자!'
* 인용한 글은 김진규(1658~1716)의 짧은 시 네 수 중 첫 편으로, 원문은 "十月十五日(시월십오일), 是我母生日(시아모생일). 天涯共望月(천애공망월), 祝壽恒如月(축수항여월)."입니다. 한국문집총간에 번역본이 없어 직역에 가깝게 의역했습니다.
* "삼 년째 바다 밖에 있다 어머님 생신을 맞았다. 멀리서나마 그리워하는 마음 이기지 못해, 작은 시 네 수를 지어 오래오래 사시길 비는 정성을 보내 드린다.[三年海外, 逢母親壽辰. 不勝遠慕, 作小詩四疊, 以寓祈祝之誠.]"라는 설명이 있어 유배 중에 쓰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김진규는 김만기와 한씨의 아들, 김만중의 조카, 숙종의 부인인 인경왕후 김씨의 오빠입니다.
인용한 글의 원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