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과 달고나

by 스마일한문샘

등교한 반이 갑자기 하교해서 원격수업합니다. 인사하고 출석 확인한 다음 "지금 기분을 비밀댓글 5글자로 쓰세요." 다들 비슷합니다. 한자의 역사 중 갑골문, 금문, 전서까지 줌(zoom)에 PPT 띄우고 학생들과 묻고 답하면서 정리합니다.


​금문 중 청동기 설명하면서 "달고나 만들어 본 사람은 줌 채팅창에 1, 안 만든 사람은 2 쓰세요."

1이 2/3, 2가 1/3쯤?

"1 쓴 사람 중 달고나에 모양 찍은 사람은 손 들어 보세요."

절반 조금 넘게 손을 듭니다.

"ㅇㅇ이는 달고나에 찍은 모양대로 바늘로 콕콕 찍어 모양 만들기 어렵지 않았어요?"

"그리 어렵지는 않았어요."


"달고나 만들 때 뭐 넣어요?"

"설탕이요." "소다요."

"그렇지요. 국자에 설탕이랑 소다 넣고 뜨거운 불에 녹였다가 식히고 다 굳기 전에 모양틀을 찍지요. 금문은 청동기에 썼는데 달고나가 설탕과 소다를 뜨거운 불에 녹여 말랑하게 했다 굳힌 것처럼 청동을 뜨겁게 녹였다 틀에 부어서 그릇을 만들어요. 그래서 딱딱한 재료에 칼로 찍찍 그은 갑골문보단 글자가 동글동글하고 부드럽답니다."


다른 반 등교수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상하게 그날 원격수업이 오래 남습니다. 뜻밖의 원격에 마음 바쁠 아이들에게 작으나마 힘을 실어 주고 싶어서였을까요.

아이가 만든 달고나, 중국 주나라 때 산씨반(散氏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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