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역사 중 전서(篆書) 가르치다 "아직 종이가 없고 붓은 있어서 대나무나 나무에 글씨를 썼습니다. 대나무에 쓰면 죽간, 나무에 쓰면 목간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학습지가 A4용지 40쪽 분량인데 이걸 죽간에 쓰면 얼마나 될까요?" 잠시 뜸 들이다 "교실 복도 쪽에 난간(신발장 비슷한 것) 있지요? 거기 꽉 채울 만큼 들어갑니다. 김밥 발 아시죠? 그거 둘둘 말아 보관하는 것처럼 죽간도 끈으로 엮어 둘둘 말아 보관했습니다."
수업일기 쓰다 '김발 갖고 가서 보여 주면 빨리 이해할까?' 잊기 전에 김발 챙겨 가방에 넣었습니다. 화요일 수업 때 죽간 이야기하다 "이게 뭐죠?"
"김발이요."
"김발 보면 대나무를 어떻게 했어요?"
"끈으로 엮었어요."
김발을 폈다 둘둘 말면서 "그렇지요. 죽간도 김발처럼 끈으로 엮어 둘둘 말아서 보관했습니다."
오늘 수업일기 쓰면서 '진짜 죽간 있으면 좋겠다!' '둘둘 만 죽간 사진 보여줄 걸 그랬나?' 싶지만, 또롱한 아이들 눈빛 돌아보며 힘을 얻습니다. 소소한 기억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