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Kim Feb 22. 2022

코로나(오미크론) 확진

'그래, 너 언젠가 올 줄 알았다.'

지난 2월 19일 토요일, 첫째가 목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열이 시작됐다. 애매하게 37도. 자가 키트를 하고 싶었지만, 지금 해봤자 안 나올 듯하여 늦은 오후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확인하니 아주 희미한 두 줄. '음, 확진이로구나..'



그날 저녁 첫째는 몸에 힘이 없다고 하며, 8시 반에 잠이 들었다. 머리도 아프다고 했고, 배도 아프다고 했다. 열은 38.5도까지 올랐다. 둘째는 37.5도의 미열과 약간의 인후통 증상만 있었다. 오미크론이라면 어차피 마스크를 써도 걸린다니까, 그냥 담담하게 아이들 옆에서 간호를 하며 같이 잠을 잤다.


'걸릴 테면 걸려라.'


그다음 날 구청에서 30분을 기다려 신속항원 검사를 받았고, 첫째 둘째 모두 '양성'임을 확인받았다. 나와 로버트는 '음성'이었다. 둥이만 바로 PCR 검사장으로 가서 1시간 반을 기다려 다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내일 오전에 나온다고 한다.


검사를 받고 집에 오니 첫째가 슬슬 살아나기 시작. 막 몸으로 놀지는 않았지만, 서로 보드게임도 하고, 피규어 놀이도 했다. 다만 식욕이 없는지 점심, 저녁을 딱 다섯 숟가락 정도만 먹었다. 원래 둘 중 하나가 먼저 감기에 걸리고, 하루나 이틀 후에 두 번째가 걸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일요일 밤에는 둘째가 아프리라 예상했었다. 근데 둘째는 첫날 37.5도의 미열로 별 탈 없이 거의 무증상으로 지나간 듯하다. 생각해보니 둘 다 딱 하루하고 반나절만 몸에 힘이 없었던 듯하다. 그 이후로는 거의 정상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완전 멀쩡하다. 덕분에 집이 개판 ㅠ_ㅠ


나는 20일 밤부터 인후통 증상이 슬슬 시작됐다. 마른기침이 나오면서 목이 칼칼했다. 두통도 아주 살짝 있는 것 같았다.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부모랑 아이가 같이 걸려야 편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니면 자가격리 기간이 달라져 더 힘들다고 한다.


그다음 날 둥이 모두 양성이라는 카톡이 오며, 부모도 PCR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침에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 1시 반 정도에 자차로 검사장까지 이동했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이번에는 10분 만에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


솔직히 양성이길 바랐다. 이유는 나의 2차 백신 유효기간이 3월 4일로 만료가 될 예정이었고, 나는 현재 안와 염증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이므로 3차를 맞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차까지 백신을 완료한 사람이 코로나에 확진되면 3차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차라리 걸리고 넘어가는 게 낫다 싶었다.


오늘 오후 2시가 넘어서도 결과가 나오지 않자, 보건소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결과는 양성이었다.

'다행이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로군!' 양성이란 소리에 너무 좋아하는 나를 보고 아이들이 낄낄 웃었다. "엄마 이상해~ㅎㅎ"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정말 감기보다 약한 증상만 있는 듯하다. 인후통 및 두통으로 시작해서 몸에 힘이 없다가, 하루가 지나면서 체력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가래가 있는 기침이 시작, 그리고 코막힘이 시작됐다.


성인인 나는 인후통 증상으로 시작해 약간의 마른기침이 시작되며 목소리가 푹 잠겼다. 말하기가 약간 힘들 정도로. 그렇지만 코막힘이라던가 콧물은 없었고, 약간의 가래 기침이 있는 정도다. 그래서 우리 셋은 약도 먹지 않았다. 아직까진 평소에 걸리는 감기보다 약한 증상인 듯하여 마음이  놓인다.


반면, 나와 친한 이웃집 엄마는 5일간 꼬박 아파서 약국에서 파는 약은 듣지도 않았다고. 하여 비대면 진료를 받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서 조금 괜찮아졌다고 한다. 다만,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아프다고 한다. 그녀는 내일이면 해제되는 날인데, 아직도 몸이 많이 힘들고 식욕이 전혀 없다고. 그러면서 나에게 소리쳤다. "누가 오미크론이 감기보다 안 아프다고 했나요! 진짜 아파!!" 그렇지만 그녀의 초2 아들과 유치원생 딸은 역시 감기보다 약한 증상으로 쉽게 지나갔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결론은 오미크론 증상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듯하다.


...


둥이가 어디에서 확진됐는지 잘 모르겠다. 이웃집 친구가 확진된 후 걸리긴 했는데, 둥이는 그 친구와 논 적이 없다. 그저 놀이터 앞에서 "우리 오늘 놀이터에서 놀자~"라고 얘기를 했고, 그 친구가 "오늘 추워서 안 놀 거야."라고 얘기하고 헤어졌을 뿐이다. 한 15초 얘기했나? 그런데 정말 그 정도의 대화로 걸린 거라면, 개학 후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70프로는 다 걸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차라리 번씩 걸리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 



이제 곧 개학이다. 모두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설사 걸렸다고 해도, 그리 겁먹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말을 덧붙이며 나의 코로나 확진 이야기를 마친다. 혹시 중간에 증상이 심해지면 2탄으로 다시 나타날 예정.


- 끝 -



<한 가지 팁> 이웃집 엄마가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코로나 인후염에 찰떡이라는 스프레이를 추천해줬다. 이거 정말 괜찮은 듯하다. 어제 목이 아파서 한번 칙 뿌리고 잤더니 오늘 아침에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가능하면 자유로울 때 미리 준비해두시길~ 이름하여 '베타딘 인후 스프레이'이다.

작가의 이전글 입원 경험을 통한 인생의 고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