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Kim Dec 28. 2022

필리핀 59일 비자 신청하기

'감당할 수 있는 자만 시도하기를 -_-'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필리핀 59일 비자(9a)가 있기에 나는 미리 9a 비자를 준비했다. 더 머물고 싶은 경우에는 필리핀 현지에서 연장을 하면 되는데, 혹시라도 그 이상으로 머물게 된다면 그때는 모든 외국인은 필수적으로 ACR I-Card(외국인 등록증)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하여, 나는 그냥 8주만 가기로 결정.


 필리핀 59일 비자는 신청 후 받을 때까지 대부분 2~3주 정도 소요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는 출국 약 한 달 전인 11월 중순에 신청을 했다. 온라인을 통해 비자 신청서를 작성한 후, 준비된 서류를 모두 업로드하면 된다. 그런데 준비할 서류가 보통 많은 게 아니다. 다 준비하는 데 넉넉히 일주일은 걸린 듯하다. 아래 서류 리스트를 간단하게 적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하나 더. 서류 준비가 끝이 아니라는 거.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접수하는 것 또한 큰 산이다. 왜냐하면 수십 개의 같은 질문이 계속 나온다. 그에 반복되는 답변을 해야 하고, 그리고 모든 서류를 JPG 파일로 만들어 온라인에 같이 업로드를 해야 한다. 물론 혼자라면 그리 큰일이 아니겠지만, 가족 4명이 함께 가는 경우라면 말이 달라진다.


 같은 질문이 계속 나오는 것도 피곤한데, 이런 쓸데없다 생각되는 일을 4명, 다시 말하면 4번이나 해야 하니까... 비자 신청서를 쓰다가 급 이성을 잃은 로버트가 버럭 화를 내며 '필리핀 가지 말자! 때려쳐 때려쳐!!"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냥 좀 하지 어찌나 티를 내는지 같이 살기 참 힘들다 -_-


 신청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아래 간단히 작성해 보겠다. 너무 많아서 잊은 것도 몇 개 있지 않을까 싶다 ㅠ


- 최근 6개월 내 증명사진 업로드

- 왕복 항공권 구매 내역 업로드

- 일정표 (Daily schedule) 업로드

* 우습게 생각하면 안 된다. 입국일부터 출국일까지 매일매일의 스케줄을 타입핑 해야 한다. 예를 들면 12월 20일부터 2월 15일까지 모든 일정을.. -_- 이걸 모르고 처음에 대강의 스케줄을 작성해서 업로드했는데, 며칠 뒤 다시 쓰라는 메일과 함께 Daily schedule 양식을 받았다. 스트레스받지 말자. 그냥 이렇게 쓰면 된다. Going to a shopping mall, Shopping for groceries, Watching a movie in a mall, Swimming in the community center. 가끔 여행지 가는 것도 쓰고 등등 무한 반복 -_- 단, 학원을 통해 가는 게 아니므로 영어 공부한다는 이야기는 쓰지 않았.

- 호텔이나 머물 곳 증명서 업로드

* 에어비앤비나 호텔스닷컴 같은 곳에서 집을 구한 사람은 괜찮다고 한다. 그냥 그 이메일을 다운로드하면 된다고. 그러나 나처럼 주택을 주인한테 직접 빌린 사람은 그 증명이 쉽지 않았다. 먼저 집주인에게 계약했다는 메일을 보내달라고 했고, 그 메일을 비자 담당자한테 보냈는데, 담당자가 이런 경우에는 집주인이 변호사한테 공증을 받은 계약서 및 집주인의 필리핀 아이디 사본을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하여 다시 준비했다.

- 영문 재직증명서 또는 영문 사업자등록증 업로드 (주부의 경우 남편 것)

- 영문 은행잔고증명서 업로드

* 같은 가족임에도 로버트는 로버트 이름의 통장 잔고증명서를, 나는 내 이름의 잔고증명서를 각각 업로드해야 했다. 처음에는 한 명의 이름으로 나눠 냈는데, 역시 담당자한테 각각의 이름으로 보내라는 메일을 받았다. 필리핀 대사관은 우리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 무섭지 않은가 -_-

- 여권 사본 업로드 : 여권 사인이 나와야 함

- 보증인 레터 및 보증인의 여권 사본 업로드

* 보증인 레터에는 사인이 필요한데 여권에 나와있는 사인과 동일해야 한다. 또한 보증인 레터는 가족 한 명 당 하나씩 업로드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남편 신청서에 업로드, 내 신청서에 업로드, 각각의 아이들 신청서에 업로드를 해야 하며, 레터에 보증인과의 관계를 작성할 때 정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우리의 보증인은 내 친척의 남편이었는데, 처음에는 family member라고 써서 보냈다. 근데 관계를 정확히 작성하라는 메일을 다시 받았다-_- 하여 나의 레터에는 Cousin's husband, 로버트한테는 wife's cousin's husband, 아이들의 경우는 mother's cousin's husband라고 다시 작성해서 보냈다.


 진실로 욕이 나오지 않겠는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느냔 말이닷!!! 솔직히 고백하건대, 비자를 준비하면서 부부싸움을 미친 듯이 했더랬다. 즐겁자고 가는 여행에 부부싸움이 웬 말인지..



후우 -_-



 위에는 온라인으로 비자 신청 시 업로드해야 하는 서류였고, 일단 신청서와 업로드한 서류가 모두 통과되면 비자 담당자로부터 인터뷰 날짜가 온다.


 그리고 그때 방문 시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또 있다. 모든 업로드한 서류 외에 몇 가지가 더 있으니, 그 리스트를 아래 성한다. 


- 각 개인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사본 앞뒷면 : 여권만으로는 부족한가 보다.

- 보증인 레터의 원본과 보증인의 여권사본 및 주민등록증 사본 앞뒷면

* 원본을 챙기지 않고 가서 원본을 달라는 소리를 듣고 얼굴이 하얘졌었는데, 비자를 받으러 올 때 내면 된다고 해서 안심을 했다. 그리고 보증인의 여권사본을 업로드했는데 왜 또 주민등록증 사본이 필요한지 물어보니, 보증인 레터에 적힌 주소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 영문 재학증명서 : 동반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 영문 주민등록등본 또는 영문 가족관계증명서 (가족 이름이 모두 나온 것)


 위의 모든 서류를 프린트해서 방문해야 한다. 한 장이라도 없으면 필리핀 대사관 옆에 있는 부동산에 들어가서 복사를 해야 하므로 인터뷰를 하러 갈 때 미리 인쇄해서 가져가자.


 다시 한번 인터뷰 때 가져가야 하는 서류 리스트를 아래 작성하니, 자세히 보시길 -_-



- 비자 인터뷰 날짜가 적혀서 온 메일 준비

* 이걸 보여야만 대사관에 입장할 수 있다. 꼭 프린트가 아니어도 된다.

- 비자 온라인 작성 후 이메일로 받은 신청서

* 이메일로 한 장짜리 신청서가 온다. 그럼 그것을 프린트하여 사인해서 가져가야 한다.

- 최근 6개월 증명사진 1장 (온라인 작성 때 업로드한  같은 사진으로)

- 왕복 항공권 구매 내역

- 일정표 (Daily schedule)

- 호텔이나 머물 곳 증명서

* 나는 공증받은 레터와 임대인의 필리핀 아이디 카피본도 가져갔다.

- 여권 사본 : 사인이 나와야 함

- 보증인 레터 원본 및 보증인의 여권 사본  주민등록증 사본 앞뒷면 : 관계를 정확히 적어서

-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사본 앞뒷면

- 영문 재직증명서 

- 영문 은행잔고증명서 : 각각의 이름으로 준비해야 함

- 영문 재학증명서 : 아이들 마다 필요

- 영문 주민등록등본 (가족 모두 나온 것)  


 여기서 다시 한번 말한다. 저 위에 리스트는 모든 신청인이 각각 준비해서 가야 한다. 본인, 남편, 아이들 모두가 각각의 인쇄물이 있어야 함. 그렇지 않으면 역시나 대사관 옆에 있는 부동산에서 인쇄를 해야 한다.


 나의 경우 아이들 서류에 은행잔고증명서가 없다고 복사해서 오라고 했고, 해서 오니 이번에는 남편과 아이들 서류에 가족관계증명서가 없다고 다시 복사해서 오라고 하여 다시 해왔다.



-_-



 59일 비자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하여 로버트는 인터뷰에서 자기가 담당자한테 얘기 좀 한다고 벼르고 있었더랬다. 근데 인터뷰 날짜 지정 메일에 이런 글이 쓰여있어서 얌전한 고양이처럼 있다 올 수밖에 없었다.


Unruly or rude behavior may result in visa denial. -> 너 태도 안 좋으면 비자 거절할 거야~




-_-




 사실 필리핀 59일 비자를 준비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더랬다. 먼저 일이 이렇게 어려우리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너무 당황스러웠고, 또 넉넉히 준비한다고 한 달을 남기고 신청했는데 생각보다 다시 해오라는 서류가 많아 인터뷰 날짜가 계속 지연됐기 때문이다. 비행기 표도 다 샀고, 집도 다 구했는데 입국일이 늦춰지거나 날짜를 변경해야 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_-


 결국 우리의 예정 출국일 딱 이틀 전에 비자를 받기는 했으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일까..   31일이 걸린 듯하다. 그리고 되게 묘한 것이 이렇게 어렵게 비자를 받으니 뭔가 보상심리가 생겨 필리핀에서 돈을 아끼고 싶지가 않아 졌다는 거. 이게 이들의 교묘한 수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_-


 내가 앞으로 필리핀에 또 가게 된다면 학원을 통해서 거나, 30일 무비자 기간만 가거나, 아니면 현지에서 직접 연장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지에서 직접 비자를 연장하는 경우는 돈 이외에는 그 어떤 서류도 필요하지 않다고 하므로. 물론 경험해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부들부들..




 마지막으로 복사해주는 부동산 사장님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는데, 그 사장님이 해주신 말을 공유하겠다.


 "필리핀 비자를 왜 준비하셨어요? 이거 하는 사람 한 명도 없어요. 심지어 필리핀 비자 대행해 주는 회사도 못하겠다고 그만뒀어. 미국 가는 것보다 배는 어려운 게 필리핀 비자야 -_-; 왜 인터넷에 59일 비자 관련된 글이 거의 없는 줄 알아요? 신청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 이걸 왜 했어요?"


...





 다시 한번 말하는데, 필리핀 59일 비자는 감당할 수 있는 자만 시도할 것 -_-



.

작가의 이전글 필리핀 바콜로드 생활기록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