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

아만자의 일기

by 한나

나는 10년 동안 평범한 삶을 꿈 꿔왔다.

나에게 있어서 평범한 삶이란.. 가장 바라왔던 삶이란.. 회사를 다니는 삶이었다.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일하며 사는 삶이었다.


나는 10년 동안 투병을 하며, 심지어 아직도 투병 중으로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에 계속 쉬지 않고 프리랜서로도, 알바로도 일을 했었지만 상황과 체력이 여의치 않아 금방 그만둘 때가 대다수였다. (특히 알바)

지금도 물론 치료중이지만.. 예전보다 많이 나아짐을 느끼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앞의 두 편에서 말했듯 나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었다.

계속 긴장을 해야 했고, 10년이나 혼자서 일하는 게 익숙한 나에게 사람을 대하는 일은 이제는 꽤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자신감은 예전같지 않고, 변해버린 세상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일이 더욱 놓기도 힘들었고, 놓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은 비록 잘하지 않아도 곧 익숙해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자세히는 얘기를 못 하지만 차장님에게, 리더에게 매우 큰 실망을 했다.

책임을 지기 보다는 미루는 상황이, 그리고 그것을 처리하는 사람에게 미안함보다는 당연함이,

고마움을 표하기 보다는 칭찬같지도 않은 칭찬을 하는 상황이 너무 실망스럽고 신뢰가 무너졌다.

그동안 집에서까지 연습하고 정리하고, 따로 시간을 떼어내며 공부하던 나에게는 너무 현타가 오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필요한 짐만을 남겨두고 나머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일어나 다시 생각해보았다.

꽤나 우울했다.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두지도 못하고, 또 돈없는 생활로 돌아가 전전긍긍하기 싫어서 그만두기도 싫고.. 괴로웠다.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나는 지금 내가 바라던 삶을 살고 있다.

회사를 다니며 일하는 삶.

근데 평범한 삶은.. 또 다른 버팀의 삶었다.

내가 그동안 투병으로 버티며 살아왔다면, 아프지 않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분투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누가 더 괴로웠고, 누가 더 아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어느쪽으로 가든 버티는 이 삶이 슬플 뿐이다.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하면.. 평범한 삶을 꿈꾸던 나에게 평범한 삶을 살게 하시고,

또 이렇게 다시 깨닫고, 생각하고, 깊어지게 하심에 감사하다.

그리고 전도서의 말처럼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되니, 일할 땐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내가 집중해야 할 것들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여, 오늘도 화이팅.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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